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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페르세폴리스-밤하늘에 빛나는 별빛같은 책
인문 | 2008. 5. 2. 13:11
페르세폴리스이란혁명기에 어린시절을 보낸 소녀가 이슬람 여성으로서 자아와 사회에 대해서 발언하는 성장을 다룬 만화책이다. (근사하게 표현하면 그래픽 노블이다.)

조 사코 의 "팔레스타인"이나 "고라즈데" 슈피겔만의 "" 같은 책을 좋아했던 나는 2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다가 지난달 15일 발행되자마자 교보문고에서 주문해서 보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걸작이다. 필독의.."

이 책의 저자인 마르잔 사트라피는 1969년 이란의 라쉬트라는 도시에서 태어나 수도인 테헤란에서 자랐다. 그녀는 이란 왕실의 후손으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는데 그녀의 할아버지는 공산주의자로 옥중에서 죽었으며, 부모들은 팔레비왕의 절대왕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는등 진보적인 집안에서 자라난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를 당당한 여성으로 자라나게 하기위해 많은 책을 사다주었으며 책을 통해서 사회와 진보에 눈을 뜨게 된다.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책은 '변증법적 유물론' 에 관한 만화였는데 마르크스와 하나님이 닮았다고(생김새가.. 그러보니 닮은 것도 같다. ㅋㅋ) 생각할 정도였다.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팔레비왕조가 무너지는 혁명은 왔지만 혁명과 민주주의에 대한 들뜬 기대도 잠깐, 부패하고 타락했던 팔레비 정권 못지않은 폭압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정권은 강력한 신권 통치 국가로 만들었고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공산주의자, 자유주의자들은 처형당하게 된다.

그녀의 삼촌 역시 9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다가 이란 혁명 이후 풀려난다. 삼촌은 "모든 혁명은 과도기를 거치게 돼 있다"고 말하면서 진보의 꿈을 놓지 않았으나 삼촌은 이슬람혁명정권에 의해서 처형당한다.  삼촌은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한 사람 면회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마르잔을 부른다. "두고봐라, 언젠가 프롤레타리아가 세상을 지배할 거다." 삼촌은 끝까지 희망과 신념을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존경하고 좋아했던 삼촌은 죽었다.

그리고 1년 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이란을 침공한다. 이슬람정권은 전쟁을 핑계로 반대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한다.
마르잔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이슬람공화국이 건립된후 이젠 더 이상 정치사범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에 "제 삼촌은 팔레비 시절에는 정치범이 3천명이었는데 호메이니가 집권하면서 정치범이 30만명으로 불어나게 되었다."라고 말하는등  마르잔의 부모는 마르잔의 정의감이 두려워한다.

그녀가 원리주의자들에게 강간당하고 죽임을 당할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를 친척이 있는 스위스로 유학을 보내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안전했지만 영원히 이방인이었고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반복한다. TV에서 조국의 전쟁뉴스가 나오면 죄책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리고 운명적인 첫사랑을 만나게 되지만 시련을 겪게되고 이로인해 약물중독으로 죽을 고비를 맞이하기도 한다.

그녀는 이방인일 수 밖에 없는 그곳을 떠나서 다시 이란으로 돌아온다. 이란은 이라크와의 8년간의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조국은 거리 곳곳이 순교자의 이름으로 뒤덮힌 공동무덤으로 변하고 말았다. 한때 독재정권과 싸웠던 정치범들은 휴전직전 그들의 전향 요구를 거부하고 대부분 처형을 당했다.

그녀는 거기에서 두번재 사랑을 만나 결혼했으나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은 결혼 바로 다음날 깨닫게 된다. 다시 찾은 이란에서도  그녀는 이방인이었다. 그녀의 친구들은 "서양물을 먹은 창녀"쯤으로 여겼다.

그리고 혁명정권의 이상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 이란에서는 정치적 반대자를 찾아 볼수 없었으며,독재정권의 공포정치는 민중들 자신이 얼마나 억압받고 살고 있는지 깨닭을 수도 없게 만들어 버렸다.

그녀는 이혼후 다시 그녀는 프랑스로 떠나게 된다.
엄마는 그녀에게 공항에서 "이번에 넌 영원히 떠나는 거야. 넌 자유로운 여자다. 나는 네가 여기에 다시 오는 것을 금지한다."라며 작별인사를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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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이번달에 스폰지에서 배급예정으로 되어 있다.
이 영화는 2007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2007 벤쿠버국제영화제 인기상 수상, 2008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노미네이트되기도 하였다.




눈에 띄기 어려운 이 책을 발견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여러분들도 그런 행운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페르세폴리스 1 상세보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 새만화책 펴냄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이란 출신 만화가인 마르잔 사트라피가 이슬람 혁명기의 어린 시절을 만화로 그려냈다. 헌신적인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이란 왕조의 위대한 후손임을 자부하는 저자가 여섯 살부터 열네 살까지 테헤란에서 보낸 삶을 강렬한 흑백 이미지들로 보여 준다. 샤 정권과 이슬람 혁명, 모든 것을 황폐화시킨 이라크 전쟁까지 격정적인 시기에 진보적 지식인 가정에서 자란 사트라피가 경험한 이란의 사회상이 담담
 
페르세폴리스. 2 : 다시 페르세폴리스로(양장본) 상세보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 새만화책 펴냄
차도르를 쓴 펑크 소녀는 어떻게 성장하였을까? 이슬람 혁명과 이란 이라크 전쟁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낸 마르잔 사트라피의 성장 보고서. 자신과 조국에 대한 거침없고 지적인 저자의 증언이 강렬한 흑백 이미지의 일러스트 만화로 표현되어 펼쳐진다. 이슬람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 그리고 가부장적 관기로 초토화된 조국의 현실과 여성 민중들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섬세히 어루만진 제1편의 연장선인 이 책에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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