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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예술 에 해당하는 글18 개
2009.03.17   [오늘의 미술] 엄숙함에 대한 조롱
2009.01.30   [오늘의 미술] 예술은 장르가 아니라 작품의 질이 결정한다
2008.12.11   최경태의 빨간책 CHOI
2008.12.09   예술가가 무엇인가를 보여준 스티브 바라캇
2008.05.22   뱅크시의 생쥐시리즈
2008.05.12   아름답고 개인적인 사춘기-헬렌 반 미네
2008.05.01   언어와 정치 그리고 예술 - 테리 앳킨슨 1
2008.04.25   뱅크시의 눈으로 본 자본주의
2008.04.24   늙음은 추함이 아니다.
2008.04.18   심리적 괴리감으로 인한 단절 - 최수앙 5
2008.04.01   명랑한 신세대 민중작가 - 조습 1
2008.03.28   '헤르마프로디테 Hermaphrodite
2008.03.18   풀밭위의 점심식사를 둘러싼 그림들 5
2008.03.14   수태고지 Annunciation 1
2008.03.10   흑인여성이 정치와 만날때- 캐리 매 윔스
2008.03.06   채플린과 오케스트라가 만난다.
2008.03.05   롯과 딸들
2008.03.01   게릴라 소녀대 (guerrilla girls) 3


icon [오늘의 미술] 엄숙함에 대한 조롱
그림이야기 | 2009. 3. 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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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 바우마이스터, 머리를 그려넣은 아르노 브레커의 ‘복수자’, 26.0×18.5cm, 1941




 

조작된 설득, 위협, 기만 등의 전략을 연상시키는 단어 ‘선전propaganda'은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이는 <20세기정치선전예술>(토비 클락, 예경)에 나오는 첫 구절입니다. 원래는 종교적 복음의 전파, 정치적 신념의 유포등의 중립적인 표현인 프로파간다라는 말이 술수와 기만이라는 코드로 읽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20세기를 휘감았던 이데올로기 전쟁이 직접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특히 나찌정권은 대중매체의 정치적 힘에 대해서 역사상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노골적인 정치선전선동의 그림도 있었지만 나찌정권의 그림이나 조각, 영화는 조금 더 다른 모습을 띠게 되는데 완벽한 육체, 순수한 정신, 영웅적 묘사를 보면 그것이 비록 나찌정권의 도구라는 것을 모르고 보면 '위대한' 작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나찌시대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었던 레니 리펜슈탈 의 영화 '올림피아' '의지의 승리'같은 작품은 지금의 시각으로 보아도 대단한 작품들입니다. 시대적 배경과 그녀의 정치성향을 알게 된다면 이 작품들은 잘 만들어진  선전선동물에 불과하겠죠.


위 그림은 빌리 바이마이스터의 <얼굴을 그려넣은 아르노 브레커의 "복수자">입니다. 위 작품의 탄생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1941년부터 일체의 공식 전시가 금지된 ‘퇴폐미술가’빌리 바우마이스터는 이 같은 박해 상황에서도 전위미술가 특유의 낙천성과 유머를 잃지 않은 대표적인 작가였다. 그는 ‘위대한 독일 미술’전 전시장에 여러 번 들렀는데, 히틀러의 총애를 받던 아르노 브레커 등의 작품 엽서 사진을 구한 다음 거기에 낙서 등 가필을 함으로써 이들 관변 미술에 전복적인 조롱을 보냈다.

브레커의 조각 <복수자> 사진 엽서를 사서 작품의 은밀한 부위에 만화 같은 사람 얼굴을 그려넣어 유머와 풍자와 ‘화룡점정’을 더한 <머리를 그려넣은 아르노 브레커의 ‘복수자’>는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예술의 가장 근원적인 힘이 억압에 대한 저항임을 새삼 확인해주는 유머러스한 사례이다.


                                                미술로 보는 20세기 / 이주헌 지음 / 학고재 출판사



 


  히틀러한테 '타락한 예술가"로 낙인 찍힘으로서 작품활동을 중단했던 빌리 바우마이스터는 독일의 대표적 추상화가입니다. 그런 그가 나찌정권에 종사했던 브레커의 조각의 그림에 살짝 낙서를 해넣음으로서 통쾌한 조롱과 복수를 한 것입니다.

독재자들은 대개가 근엄, 존엄, 애국, 희생, 영웅같은 주제들을 좋아합니다. 근엄함과 엄숙함, 조작된 영웅에 대한 그의 발칙함은 지금도 유효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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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오늘의 미술] 예술은 장르가 아니라 작품의 질이 결정한다
그림이야기 | 2009. 1. 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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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Bee-M

기업로고를 예술로 이끌어낸 폴 랜드 Paul Rand
세계적인 컴퓨터회사인 IBM을 형상화한 포스터이다.

폴 랜드는 IBM, abc방송국, UPS의 기업로고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디자이너이다.



예술의 지위는 장르가 아닌 작품의 질이 결정한다.



그는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아름답게 디자인돤 광고, 포스터, 인쇄물은 회화나 조각과 같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아마 그가 이런 주장을 한 배경에는 회화나 조각은 예술로 여기지만
디자인은 열등하게 바라보는 사회적인 통념에 대해서 반발하고 싶어서 일 것이다.

이런 관점을 가지게 된 이유는 아마도 디자인이 갖는 실용성과 상업적 속성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예술이 상업적이지 않았던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상업성때문에 폄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실용성 자체도 미술이 미술관 밖으로 뛰어나온지가 오래 되었다는 점에서 평가의 기준이 될 수가 없다.

디자인이나 미술계나 심미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예술의 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회화나 조각등의 예술과 달리 디자인은 대중과의 소통방식과 감동의 형태가 다르다.
디자인은 순수미술을 흉내낼때 예술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과 존재방식으로 예술이 되는 것이다.

 아름답고 편안하게 디자인된 의자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대중은 없을 것이다. 대중들에게 심미적 쾌감과 몸과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디자인이야 말로 이 시대의 살아있는 예술의 한 장르이다.

굳이 폴 랜드의 말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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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최경태의 빨간책 CHOI
그림이야기 | 2008. 12. 11. 11:50
지난주 토요일에 주문한 최경태의 2007년 뉴욕전시회 도록인 "CHOI"가
오늘 아침 도착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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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록은 지난해 7월 뉴욕에서 열린 최경태의 "PINK & HAIR : The First Feeling" 작품전에 출시된 작품들을 엮었다.

최경태는 2002년 8월 음화전시판매, 음란문서 제조, 교사, 판매, 반포죄 적용받아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고, 작가의 피와 영혼인 작품 31점 압류소각당한 이 시대의 이단아이다. (작품을 소각하다니 얼마나 야만적인가? 법원에 압류된 상태로 보관되어서 후대에 다시 평가 받도록 하는 아량도 없는 한국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도록의 제목답게 여고생으로 보이는 앳된 소녀의 노출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의 작품속의 소녀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들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여고생을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우리들의 영혼에 날카롭게 메스를 들이댄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면 고통이 느껴진다.

그리고 예술과 포르노를 편가르려는 우리들의 알량한 지성을 흔들어 논다.
하지만 그는 작품을 통해서 외친다.

"포르노도 예술이다."

마네의 올랭피아 를 처음 본 파리지앵들의 분노와 수치심 그리고 경외감등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단연 강추하는 책이다.

현재 이 책은 현재 교보문고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2904100&orderClick=LAG
 

관련글 :
2008/12/10 - [오늘의 미술] 아다라시 환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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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예술가가 무엇인가를 보여준 스티브 바라캇
영화 음악 | 2008. 12. 9. 18:16
오늘 캐나타 출신 피아니스트인 스티브 바라캇의 공연이 열린다.

이번 공연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세계인권선언 60주년(12월10일)을 기념해
기획한 행사이다.

이번 공연은 그가 인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노개런티로 출연한다고 한다.

그는 어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는 인권이 매우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 같다”며 “인권이 정치적인 것보다 인류의 기반이라는 더 큰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촛불시위에 대해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완전히 옳거나 틀렸다는 흑백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다”며 “수백 명도 아닌 수만 명의 시민이 거리에 나온 것은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왜 시위를 하는지 아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단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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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뱅크시의 생쥐시리즈
그림이야기 | 2008. 5. 22. 16:02

대통령의 별명이 "쥐박이"이니 만치 우리나라도 쥐를 소재로한 예술작품이 많이 나오겠지요.

뱅크시의 "생쥐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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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5 - 뱅크시의 눈으로 본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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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아름답고 개인적인 사춘기-헬렌 반 미네
그림이야기 | 2008. 5. 12. 11:29

졸업 3년 만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네덜란드 사진작가 헬렌 반 미네 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네덜란드 북쪽 마을 알크마에서 이웃 소년 소녀들의 사진을 찍으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뭉크의 ‘사춘기’가 아주 극적이라면 반 미네가 표현한 ‘사춘기’는 꽤나 쿨하다. 너무 많은 표현, 아름다움, 추함이 버려진 빛과 고독의 세계. 이곳엔 심리학적이거나 사회학적 기록은 없다. 사춘기의 가장 사적인 순간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분위기는 더 몽환적이며 내면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고독, 절망, 권태로움… 반 미네의 놀라운 재능이라면 이런 특성을 의도적으로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대상 안에 내재된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헬렌 반 미네의 사진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비단 피사체뿐이 아니다. 푸른빛이 도는 차가운 자연광 또한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회화적인 느낌을 주는 이런 빛의 사용에선 네덜란드 대가들의 유산을 엿볼 수 있다. 고전적인 초상화처럼 대상을 틀에 맞춰놓고 한 방향으로 빛을 받는 구도는 빛으로 내면을 표현했던 렘브란트, 반 아이크 를 연상시킨다. <필름2.0에서>


그녀의 작품속의 소년소녀들은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 때론 중성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아직 어린티를 벗어나지 못했거나, 성숙해보이기도 한다.

하기야 사춘기라는 것이 아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경계인의 시기가 아니던가?  세상 모든 고독을 다 짊어지기도 하고, 바로 문앞에 찾아온 첫사랑을 기다리는  흥분과 기성세대로부터 도망쳐 나오려는 열정의 시기인 사춘기를 잘 그려낸 작품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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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http://hellenvanmee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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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언어와 정치 그리고 예술 - 테리 앳킨슨
그림이야기 | 2008. 5. 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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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ker in Armach 17, 1985, 검은종이에 파스텔, 120.5x151,


테리 앳킨슨 은 화가이자 교육자, 작자, 행동주의자로 명성을 쌓아왔고, 진보적인 활동과 예술관으로 영국의 개념미술운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는 1959년에 반즐리미술대학과 1960년에서 1964년까지 슬레이드미술대학에서 공부했다.

앳킨슨의 작품활동은 1968년 이후 동참했던 '아트 앤 랭귀지' 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마이클 볼드윈, 해롤드 허렐, 데이비드 베인브리지 와 함게 아트 앤 랭귀지를 창단했다. 그들은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여 하나의 기업으로 이단체를 내세웠으며, 예술이 사회와 비평계에서 갖는 역할을 고찰해보기 위한 이론중심의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들은 "예술은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교훈을 주는 것이다' 라는 주장에서 분명한 입장을 드러낸다.

1975년 아트 앤 랭귀지를떠난 앳킨슨은 이후 사적, 정치적, 역사적 주제를 혼합한 글과 드로잉, 회화연작을 제작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아마크의 벙커 17, Bunker in Armach 17"의 원제목은 "크리스마스 화관 옆에서 군사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딸을 맞이하는 어머니 Daughter having returned from an armed mission being greeted by her mother a Christmas wreath" 로 북아일랜드 문제를 다루는 영국의 태도에 대해서 발언하고 있다.


앳킨슨은 이 그림에 대해서 "나의 확고한 입지에 대한 은유이다"라고 밝혔다.

A-z 미술교양 중에서



 
미술교양 상세보기
니콜라 호지 지음 | 거름 펴냄
중세 회화에서 현대 팝아트까지, 미술가들을 만나다 <미술교양>은 중세에서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386명의 세계적인 미술가들을 그들의 대표작과 함께 소개하는 미술 사전이다. 시대나 사조 등에 따른 통상적인 미술사적 분류에서 벗어나 알파벳 순으로 한 페이지에서 한 명씩, 역사상 의미 있고 유명한 미술가들의 대표작과 간략한 해설을 원색 도판과 함께 만날 수 있다. 짧지만 충실한 해설을 통해 다양한 사조와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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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뱅크시의 눈으로 본 자본주의
그림이야기 | 2008. 4. 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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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늙음은 추함이 아니다.
그림이야기 | 2008. 4. 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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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ing By The Rags 1989 캔버스에 유채 168.25X138.5 영국 런던, 테이트컬렉션


노년의 여인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넝마속에서 매우 피곤한 듯 눈을 감고 누워있다. 붉게 물든 얼굴과  수줍은 듯한 자세로 보아서 관람자를 의식하는 듯 보인다. 살찐 아랫배와 달리 그녀의 가슴은 탄력을 잃은지 오래다. 하지만 그 어떤 젊은 여성보다 내 눈에는 더 아름답게 보인다.

마치 루벤스의 그림속의 여인처럼 풍만하지만 결코 아름답다고는 말할 수 없는 얼굴과 거친 피부를 가지고 있는 그림속의 여인은 인생을 관조하는 듯하다. 그녀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화려한 조명과 배경도 필요없다. 어지럽게 널린 넝마속에서도 노년의 여인은 충분히 아름답다.


이 그림은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의 손자인 루시안 프로이트(Lucian Freud)의 그림이다. 그는 1922년 독일 베를린에서 출생하여 그가 11살되던 해에 영국으로 이주하여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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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물감이 육체의 살과 같이 작용하는' 인체를 다루는 작품을 주로 창작하였다. 그의 작품속에 인물들은 전문적인 모델들이 아닌 어머니나 딸, 친구, 친분있는 사회인사들이다. 최근에는 슈퍼모델인 케이트 모스의 누드화를 그려서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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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체 초상’은 그가 80세에 케이트 모스 를 그린 것으로 모스가 딸 릴라 그레이스를 임신했을 당시 침대에 몸을 기대고 누워 있는 실물 크기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모스가 잡지 인터뷰에서 “프로이트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직접 고백 제안하면서 6개월 간의 초상화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위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대명사인 슈퍼모델과 늙은 여인의 누드에서 우리는 그가 말한 "아름다움은 추함이고 추함은 아름다움이다"라는 말을 이해하게 된다. 거칠고 두터운 붓터치로 그려낸 누드는 피부속 혈관을 지나 그녀의 내면을 바로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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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심리적 괴리감으로 인한 단절 - 최수앙
그림이야기 | 2008. 4. 1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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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The One 레진에 유채 50×50×78cm 2007


최수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핑을 하다가 위 작품을 보면서부터다. 합성수지로 만들어서 채색한 작품인데 얼뜻 보면 사진처럼 보이는 극사실주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남녀의 몸은 실로 꿰메어져 하나가 되어 있다. 하지만 둘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하나됨으로 만족해야할 그들은 하나가 됨으로서 더 멀리 떨어져 있어 보인다. 역으로 해석해보면 둘이 하나가 되려면 서로를 등져야 하는 지도 모른다.

그가 왜 현시기 가장 유망한 신세대 조각가인지 극명하게 드러난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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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The Entangled Couple 레진에 유채 150×120×240cm 2007

남과 녀는 키스를 나눈다. 하지만 그들의 프렌치키스는 얽혀있다. 그리고 입술은 닿지 못하고 있다. 서로 가까이 가려하나 가지 못해서 괴로운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나의 눈에는 서로 얽혀있는 혀를 풀지 못해 괴로워 보인다. 풀려고 하면 할수록 더 꼬이는... entangled 


남녀의 혀가 서로 꼬여 있는 작품은 이 것만은 아니다. 2004년 '과대망상' 연작에서도 이와 같은 모티브를 조각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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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과대망상 합성수지, 렌즈, 조명장치 각 높이 10∼20cm 2004 연작

혀는 남녀가 공히 모양이 같은 유일한 성기이며,  사랑을 나누는 시작점이고, 교감하는 다리이다. 혀는 감촉이며, 소리이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무기이다. 남녀의 혀를 통한 교감은 서로를 헤치려는 식욕이며, 하나가 되려는 성욕이고, 풀기어려운 고통이다. 혀가 없으면 인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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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The Between 레진에 유채 28×40×92cm 2007

위 작품명은 The Between이다. 우울한 표정으로 관람객과 시선이 마주치는 작품과 관객사이에는 반드시 소통이 발생한다. 위 작품은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최수앙은 2005년도에 서울대학교 조소과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쓴 논문 《심리적 괴리감에 관한 작업연구》에서 “작업은 내면적 혼란에서 파생되는 우울감, 불안감, 허무감 등의 부정적 심리를 형상의 변형 과정을 통해서 고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감추고 싶은 억압된 무의식을 드러내놓음으로써 자신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즉 그는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 싶어 한다. "내가 얼마나 마음을 열어야 너희가 이해를 할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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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The Awkward Age 레진에 유채 25×24×80cm 2007

미술평론가 반이정은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론과 최의 조각적 상징성을 결부시켜 글의 실마리를 찾으려"했으나, "프로이트는 그를 이해하는데 양념은 될지언정, 메인 디쉬(main dish)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춘기의 연작은 그가 프로이트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갑자기 발기된 성기와 근친과의 몽정에 의한 죄책감과 두려움. 이런 의식은 기억에서 지우려고 억압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다.

이 작품은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 그시기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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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The Awkward Age 레진에 유채 24×17×82cm 2007

어자아이의 '사춘기'이다.  붉은 팬티는 첫생리나 첫경험을 상징하는 것으로  사춘기에 누구가 닥친 불안과 공포를 나타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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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The Pink Forest in West 혼합재료 19×9×12cm 2005

고민하는 남자의 위에 얹어진 핑크색 식물들은 그의 뇌가 밖으로 튀어 나온 것 처럼 보인다.
고뇌가 너무 깊으면 그 고뇌 자체가 우리를 짓누른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한다.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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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The Vegetative State 혼합재료 120×40×20cm 2007

최수앙은 인터뷰에서 "사람이 산다는 것이 어쩌면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보다 식물처럼 대사만 한다는 느낌" 을 표현했다고 한다.  

식물인간은 뇌의 손상때문에 생긴다. 위 작품에서는 뇌위에 나뭇잎하나없는 거친 고목이 쏟아나고 있다. 그는 고통스런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누워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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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The Noise 레진에 유채 100×100×25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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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On-line mania 유리섬유, 우레탄, 전기장치 각 56×30×12cm×21 2004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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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On-line mania 유리섬유, 우레탄, 전기장치 각 56×30×12cm×21 2004_부분

위의 세 작품은 다른 작품과 달리 여러 인간집단들을 그리고 있다. 소음이라는 작품에서 몇몇은 무언가 소리를 지르고 있으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고 어떤이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무심하다.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지만 서로 단절되어 있다. 그들의 말은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단지 소음일 뿐이다.


'온라인 광'이라는 작품은 마초같은 근육질의 남성들이 성기를 엉덩이에 꽂아 서로 연결하고 있다. 같은 색깔의 같은 모양의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소통구조를 나타낸 것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제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법이나 관습, 종교적 신념보다 더 큰 절대적인 상위 개념의 무언가가 형성되고, 그것에 열광하는 뭔가 고조된 사회적 분위기가 매번 조성된다는 점이에요. 그 열병과도 같은 상황 속에서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낼 때,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마녀나 천치가 되고, 그 이슈가 사그라지면 또 다른 이슈가 생겨나죠. 그 반복 속에서 적응하려는 자의 힘겨움과 부적응자의 두려움 그리고 상처 입힌 자의 죄책감과 받은 자의 아픔, 중독성 있는 도취와 절망적인 패배감등이 공존하는 사회가 연속되는 거죠. 불안정하면서 안정적이고, 능동적이면서 수동적이고,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고, 차이를 바라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이런 요소들이 제가 만드는 인물에 반영하고자 하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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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_과대망상_합성수지, 렌즈, 조명장치_각 높이 10∼20cm_2004_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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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명랑한 신세대 민중작가 - 조습
그림이야기 | 2008. 4. 1. 18:28
이 시대에 누가 민중미술을 논하랴?

민중미술은 80년대 들불처럼 번지다가 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쇠퇴하였다. 민중미술의 시대적 소명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예술계에서 미학적 성취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변두리 예술에 그친 것 역시 사실입니다.

반이정은 민중미술이라고 하는 거룩한 이름의 낙인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합니다.

엄혹한 80년대에는 미학적 몰취향과 정치적 예술로 폄하되었고, 시대가 바뀐 90년대와 지금은 쟁점을 상실한 채 후일담이나 늘어놓는 예비역 신세가 되어있었다. 그러니 민중미술이란 이름은 동일한 정치 사회적 비판을 공유하는 미술계의 차세대는 물론 원조에게조차 꺼림직 한 직함이 된 것이다.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누구나 기피하는 이름. 바로 민중미술이 오늘 넘어설 수 없는 아주 오래된 낙인이자 정서적 장벽이다.


이런 풍토에서 민중미술을 하는 미술가가 새롭게 등장한다는 것도 어찌보면 뉴스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조습은 80년대 민중미술의 성과를 계승하고 2000년이후의 시대 정신을 제대로 담아낸 작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성공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80년대 민중미술과 비교하면서  "같은 점은 제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것들이 최소한 상식적인 선에서 벌어져야 한다는 그런 문제점을 표현하는 거구여. 틀린 점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80년대 담론이 주적개념이라고 해야 되나요. 독재라든지. 지금은 가상의 현실에서 살고 있는 느낌들, 그것마저도 규정되어 진다는 거죠. 언론. 미디어. 역사에 관련된 해석들. 그런 차이에 관한 얘기를 하는 거 자체가 과거와는 틀리다는 거죠."라고 말합니다.


조습은 선배세대와 달리 적들에 대해서 직격탄을 날리기보다는 풍자와 유머로 맞섭니다. 촌스럽고 조악한 설정은 군사정권과 어두운 과거에 대한 조롱으로서 전략적 채택입니다.  영화의 스틸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는 시리즈 사진을 통해  영화처럼 보이지만 비디오와 사진의 중간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허구로 재구성하여 우리의 현재를 일깨웁니다. 얼마나 사람살만한 세상이 되었나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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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쿠테타 (2005)

한국 현대사에 그늘을 드리운 5. 16 군사 반란을 조악한 장식의 노래방에서 재현함으로써, 군사 반란의 조악성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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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6 (2005)

10.26을 재현한 사진에서는 그 당시 저격 사건만큼 이후 인구에 크게 회자가 된 궁정동 만찬장의 시바스 리갈을 대신하여, 작가 스스로 즐겨 마시는 ‘참이슬 리갈’이 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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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문 (2005)

아들이 아버지의 등을 밀어주며 살가운 정을 쌓는 목욕탕이 80년대에는 물고문장소로 쓰였습니다. 우리의 기억은 불연듯 깊은 무의식을 충격으로 몰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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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습이를 살려내라 2002

 2002년 월드컵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1987년 민주항쟁과 결부시켜 이해한 시각이 독특합니다. 월드컵의 집단의 환호속에 개인의 희생을 그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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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2004

학생시절의 추억을 유쾌하게 회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친구에게 똥침놓고, 사창가에서 뚱뚱한 아줌마에게 동정을 바쳤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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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폭파범 김현희

여기에 등장하는 김현희역을 그의 작품전시회의 큐레이터가 맡았다고 합니다.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도 진실을 묻지도 말라던 그시절을 풍자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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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교 부흥회 2001

마지막으로 명랑교 교주로서 그의 설교를 들어보자

명랑敎란 어떤 종교인가? 명랑敎는 1999년 조습(현 명랑敎 敎主)를 주축으로 생겨난 사이비미술종교조직으로써 반공․순결․사랑․밑음을 모토로 한다. 온갖 기성종교계의 탄압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지금 한창 교세를 확장 있으며 엄청난 수의 신도를 자랑하고 있다. 그 명랑敎 敎主 조습의 첫 부흥회 “난 명랑을 보았네!!“는 이러한 ‘명랑’의 은혜와 축복 그리고 기적을 보여주는 자리이다.


심각한 사회문제, 사회적 사건들은 구매력을 잃은 상품 같이 돼 버렸다. 이 구매력이 떨어지는 상품을 어떻게 하면 ‘경쟁력이 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것이 본인의 고민이였다. 그래서 나온 표현 방법이 ‘유머’와 ‘명랑’이라는 가벼움의 미학이다. 본인은 무거운 비판적 내용을 보다 철저히, 가볍게 보이는 표현방법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현대사회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이미지를 빨아들이며 또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이미지들을 뱉어내고 있다. 바로 그 속도, 읽어 낼 수 있는 속도를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시지각을 자극시켜 당장 이해 가능하면서도 헛웃음이 돌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유머적 표현의 의도이다. 이는 현대미술이 전달하는 비판적 정신과 사회적 메시지를 하나의 우스개처럼 웃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대미술이 가지고 있는 고상함과 진지함, 난해함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3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유치함, 천박함, 냉소와 모독 그리고 지독한 외설은 현대미술의 신화적 권력에 대한 일종의 시위이다. 본인의 유머는 이처럼 폭력적 성격을 가진 유머로서 무엇보다 권력과 우상의 신화적 폭력에 맞서기 위해서 선택된 것이다. 권력과 우상이 말하는 신화의 이상을 비웃고 조롱하면서, 그들이 만들어낸 공포로부터 ‘나’ 자신을 해방시키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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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헤르마프로디테 Hermaphrodite
그림이야기 | 2008. 3. 28. 17:11
 헤르메스는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와의 사이에서 에로스(Eros)와 '헤르마프로디테(Hermaphrodite)'를 낳았다.  헤르마프로디테는 아름다운 미소년이었는데, 어느 날 헤르마프로디테스가 샘에 이르자, 살마키스는 잘생긴 그의 모습에 반하였다. 살마키스는 헤르마프로디테에게 다가가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하였으나 거절당한다.

헤르마프로디테가 옷을 벗고 호수에 들어가자, 살마키스는 그를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헤르마프로디테가 한사코 뿌리치려고 하자, 살마키스는 그와 영원히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신에게 빌었다. 살마키스의 기도가 이루어져 그녀는 헤르마프로디테와 한 몸이 되었다. 헤르마프로디토스의 몸이 절반은 남성이고 절반은 여성안 자웅동체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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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테(Sleeping Hermaphrodite)는 루브르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품중에 하나다. 아름다운 여체에 살며시 드러난 남성성기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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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립미술관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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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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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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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벽화에 있는 자웅동체

이집트는 그리스 로마와 달리 좌측은 남성, 우측은 여성으로 묘사되어 있는 것이 재미있다.


헤르마프로디테는 조작품은 다수가 존재하지만 회화로는 그 수가 매우 적은 편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그림으로서 남성 성기를 드러나게 하는데 관찰자나 화가나 불편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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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macis and Hermaphroditus by Bartholomeus Spranger (c. 1598)

가장 관능적인 그림이다. 엉덩이 위에 움푹파인 부분이 그녀가 샘의 요정 살마시스임이 드러난다. 유혹하는 살마시스와 모른체하는 헤르마프로디테의 표정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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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macis et Hermaphrodite d'après F.-J. Navez
© Museum voor Schone Kunsten, Ghent

위 그림은 오히려 헤르마프로디테가 살마시스보다 더 관능적으로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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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있는 앞치마를 입고 찍은 사진인데, 제목이 헤르마프로디테이다.



이카루스의 그림이야기

2008/03/23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나오는 그림 이야기

2008/03/17  풀밭위의 점심식사를 둘러싼 그림들

2008/03/04  수태고지 Annunciation

2008/03/10  흑인여성이 정치와 만날때- 캐리 매 윔스

2008/03/04  롯과 딸들

2008/03/03  아이들과 소통하라. - Kids of survival & Tim Rollins

2008/03/01  게릴라 소녀대 (guerrilla girls)

2008/01/03  피피로티 리스트

2008/01/03  당신이 말하려는 것을 쓴 싸인과 타인들이 당신이 말하려는 바를 쓴 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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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풀밭위의 점심식사를 둘러싼 그림들
그림이야기 | 2008. 3. 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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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jeuner sur l'Herbe 1863 Manet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입니다. 고등학교 미술교과서에도 나와있을 만큼 위 그림을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1863년 살롱전에 낙선한 화가들의 그림을 모아 전시한 "낙선전"에 출품된 이 그림은 당시 프랑스사회를 충격과 분노로 얼룩지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신화속의 인물이 아닌 현실속의 인간을 그린 누드와 관객을 빤히 처다보는 발가벗은 여자의 시선은 그때까지 어느 그림에서도 보지 못했던 그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위 그림도 뛰어난 천재에 의해 갑자기 나타난 작품이 아니라 선배화가들의 작품에서 직접적,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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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gement of Paris 1515 Marcantonio Raimondi

위 그림은 16세기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 의 동판화인 파리스의 심판 입니다. 이 작품은 라파엘로의 작품을 그대로 표절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원작은 안타깝게도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 왼편에는 파리스가 사과를 비너스에게 건네고 있는 장면이 보이시죠. 그리고 오른 쪽 아래는 보시면 그 유명한 여성의 포즈가 보일 것입니다. 3명의 남녀는 바다의 신들이라고 합니다. 맨 왼쪽의 바다의 신이  비스듬히 기대누워 있고 손의 처리 역시 마네의 것과 똑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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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표절 그 자체라고 볼수 있을 것입니다. 공교로운 것은 라이몬디 역시 생애내내 다른 유명화가들의 그림을 표절하여 작품을 한 혐의를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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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oral Concert 1510 Giorgione Barbarelii

많은 미술평론가들이 마네가 조르지오네전원의 합주 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크게 동의하지 않습니다. 신화속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지 않는 다는 점만 빼고 모티브나 구도가 다르고, 조르조네의 그림속에 발가벗은 여인들은 "화음"과 "절제"라는 알레고리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마네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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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red and Profane Love 1515 Vecellio Tiziano

"천상과 세속의 사랑"이라는 그림의 제목은 티치아노가 죽은후에 붙혀진 것입니다. 이 그림은 다양한 알레고리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옷을 입고 있는 여인은 세속의 사랑을 나타내고, 벗고 있는 여인은 천상의 사랑을 나타낸다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두여인이 등장하면서 한사람은 옷을 입고 있고, 다른 여인은 벗고 있다는 모티브면에서 매우 흡사하지요. 아마 마네도 이 그림을 보았을 것이고 많건 적건 "풀밭위의 점심식사"에 영향을 준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풀밭위의 점심식사가 영향을 준 그림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첫손으로 꼽는 것이 바로 마네 그 자신이 같은해에 그린 올랭피아입니다. 이 작품은 1865년에 파리 살롱전에 출품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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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ympia 1863 Manet

올랭피아와 풀밭위의 점심식사에 등장하는 여인은 빅토린 뫼랑이라고 하는 동일한 모델입니다. 무심하면서도 당돌한 시선이 매우 똑 같지요.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는 근대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요. 훗날의 수많은 예술가들은 그의 작품을 재해석함으로서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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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jeuner sur l'Herbe 1961 Picasso

피카소 말년에 마네의 풀밭위의 식사를 재해석한 150개의 드로잉과 27개의 회화작품을 남겼다고 하니 이 정도면 광팬이라고 봐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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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jeuner sur l'Herbe 1982 John Deandrea

극사실주의 조각가인 존 드안드레아 가 '부르조와 계급'을 대상으로 했던 마네의 그림을 '노동자 계급'으로 바꿔 표현한 조각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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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LUNCHEON ON THE GRASS, 1994,  RON ENGLISH

론 잉글리쉬 는 명화를 유머러스하게 패러디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위의 작품에서는 남녀의 역할이 바뀌어서 표현되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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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위의 점심식사 최욱경

추상적 표현주의 작가인 최욱경의 작품입니다. 추상화로 재해석했는데 색체가 매우 강렬하군요.




광고에 등장하는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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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센롱랑


이카루스의 그림이야기

2008/03/04  수태고지 Annun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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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수태고지 Annunciation
그림이야기 | 2008. 3. 14. 15:47

수태고지는 대천사 가브리엘이 동정녀 마리아에게 예수를 낳을 것이다라는 알렸다는 것으로 기독교 탄생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이다.  누가복음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들어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정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 그에게 들어가 가로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찌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고 생각하매 /  천사가 일러 가로되  마리아여 무서워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얻었느니라 /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 저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은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을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위를  저에게 주시리니 /   영원히 야곱의 집에 왕노릇 하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눅 1:26-33)

예수의 동정녀 탄생설은 이사야의 예언을 히랍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젊은 여자"를 "처녀"로 오역하여 생긴 것이라고 하지만 기독교의 근간을 받치는 중요한 교리중에 하나이다.

그럼 기독교의 근간을 이루는 이 사건을 화가들은 어떻게 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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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 Davinci 1475

중고등학교때 미술교과서에 꼭 나오는 그림중에 하나입니다. 소위 다빈치가 원근법을 완성시킨 대표작으로 소개되어 있죠. 제가 본 수태고지중에서 가장 신성한 그림처럼 보입니다. 책을 읽고 있는 마리아앞에서 무릎꿇은 가브리엘(구애의 장면으로 해석하기도 함)과 동정녀의 신분으로서 아기를 낳을 것이라는 것을 성스럽게 받아 들이는 마리아의 표정이 그렇습니다. 어찌보면 가장 우스운 작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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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Angelico  1441

다빈치와는 달리 안젤리코(Fra Angelico)는 천사를 서 있는 권위자로, 마리아는 겸손히 두 손을 가슴에 모아 천사 앞에 꿇어앉은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수태고지>는 누가복음의 내용을 따라가보면 ①당황함(수태고지의 소식으로 인해), ②심사숙고(두려움에 뒤로 물러선다), ③의문(처녀로서 수태가 가능한가), ④복종(하느님의 뜻에 따름) 등 4단계로 이루어 져있는데 안젤리코는 '복종'의 단계를 그려 낸 것이라고 합니다.

위 다빈치 그림이 엉뚱하게 느껴지는 것은 가브리엘이 고지를 하는 순간(손가락으로 알수있음) 이런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복종하는 모습으로 그려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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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Martini 1333

누가복음에 쓰여진데로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고 생각"하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가브리엘과 마리아 사이에는  백합꽃이 놓여있는데 이는 마리아가 처녀임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수태고지에는 몇가지 상징물이 들어있는데 백합꽃은 순결한 처녀, 비둘기는 하나님의 사자로서 성령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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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 G. Rossetti 1850

제가 제일 좋아하는 로세티의 수태고지입니다. 위의 세작품에서 가브리엘은 여성도 남성도 아닌 모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천사를 확연한 남성으로 그리는 것은 동정녀와 대비되어 신성을 모독하게 해석할 여지를 남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로세티의 작품은 백합을 든 가브리엘의 팔근육을 확연하게 그려넣어 남성성을 여실히 드러나게 했습니다. 가브리엘의 머리위의 후광도 발에 있는 불꽃도 화가가 그린 것이 아닌 사후에 그려진 것이라고 하니 로세티의 의도를 확실하게 엿볼 수있습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가브리엘이 반라(半裸)의 상태라는 것을 알수있습니다. 이미 허리를 두른 띠도 풀어헤쳐 없고 옆모습으로 그의 속살이 드러납니다.

마리아의 모습도 낮선 남자의 갑작스런 침입때문에 공포에 질린 소녀처럼 보입니다. 은밀하지만 노골적인 성적코드가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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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ner, Henry Ossawa 1898

태너의 작품은 가브리엘의 모습을 빛으로만 처리했습니다. 천사가 아닌 성령의 임하심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할수 있습니다. "성령으로 잉태"한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

하지만 전 이 그림이 자꾸 뭉크의 사춘기와 오버랩됩니다. 사춘기 소녀의 불안감과 공포가 그대로 드러낸 작품 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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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ula Rego 2002

파울라 레고는 포루투칼출신 여성으로서 강렬한 패미니즘 그림을 주로 그려왔는데 위의 작품에서 가브리엘은 남성이 아닌 여성,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로 그려져 있습니다. 어린 소녀와 엄마의 시선속에 모녀간의 흐르는 공감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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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ynn Randolph 1995

주로 정치적인 그림을 그려온 린의 작품은 "제2의 수태고지" 로서 디지탈인간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군요. 대천사가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을 보니 새로운 인간의 등장을 반기기 보다 종말의 징후로 해석하게 합니다. 예수가 인간을 구원해서 온 것과는 다르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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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nda Sutton

린다 서튼이라고 하는 아마추어 화가 작품입니다. 흐트러진 옷차림과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무언가 골돌히 생각하는 마리아 모습에서 동정녀라고 하는 이미지는 읽히지 않습니다. 당차고 아름다운 현대 여성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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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é Magritte  1930

마그리트의 수태고지도 안 볼 수가 없지요. "이제까지 당신이 알고 있는 수태고지는 다 잊어버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체스의 말처럼 생긴 기둥과 바위, 구름, 나무들 사이에서 수태고지를 상징하고 있는 그 어떤 코드도 보이지 않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고딕 성당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의 작품은 해석하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음~~"하면 되지요. ㅋㅋ



이카루스의 그림이야기

2008/03/10  흑인여성이 정치와 만날때- 캐리 매 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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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흑인여성이 정치와 만날때- 캐리 매 윔스
그림이야기 | 2008. 3. 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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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매 윔스는 1953년 미국 오리곤주 포틀랜드에서 출생한 여성사진작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한적이 있지요. 그녀는 "나의 예술에 있어서 첫번째 관심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처지에 대한 정치적 발언에 있다."라고 말한적이있는데 이는 그의 작품에서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흐릿한 흑백사진에 메세지가 담긴 문구가 어우러져 있어 보다 직설적인 화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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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ror, Mirror 1987

 작품속의 흑인 여인이 거울을 보면서 묻는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거울 속 요정은 말한다. "백설공주지, 이 깜둥이 계집아. 기억해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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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itting Image of Evil, 1995


어떤이는 너를 추악한 악마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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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남성과 거울)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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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1990

그녀의 작품은 거울속에 비친 흑인여성 또는 거울을 보고 있는 여성을 그린 작품이 많이 있습니다. 거울을 통해 흑인여성으로서 아이덴디티 확인하라는 은유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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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Love 1992
흑인창녀와 백인 남성의 관계를 그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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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TITLED FROM THE AFRICA SERIES 1995

1995년에 처음으로 열린 제1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입니다. 한국과의 인연도 만만치 않은데 그녀가 한국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카루스의 그림이야기

2008/03/04  롯과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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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채플린과 오케스트라가 만난다.
영화 음악 | 2008. 3. 6. 11:49
오늘 아침 출근하자 마자  "헬로 채플린" 을 예매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음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쉽게 접할수 없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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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영화시절은 연주가들이 직접 영화가 상영되는 도중에 연주를 했었는데 지금은 역사책속에만 기억되고 있을 뿐이죠.  몇년전에 루이스 부뉴엘"안달루시아의 개"박창수의 피아노 즉흥연주와 함께 감상한 적이 있었는데 20세기 중반에 유행했던 아방가르드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었습니다.


이번도 마찬가지로 무성영화와 음악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지난번 부뉴엘때와 같지만 이번 채플린칼 데이비스 의 지휘아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통적인 클래식연주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워너에서 나온 채플린DVD 전집을 구입하여 거의 모든 채플린을 아들놈과 함께 감상했었는데채플린을 좋아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어떨지...  기대만빵 ^^



공연정보 :

"칼 데이비스와 함께하는 ‘헬로,채플린’ 오리지널 필름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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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롯과 딸들
그림이야기 | 2008. 3. 5. 10:03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중에는 흥미로운 것이 많은데, 그 첫째가 자신의 재물이 불타는 것이 아까워 뒤돌아 보다가 소금기둥으로 변한 이야기는 어느나라 문화권에나 있는 비슷한 이야기라는 점이고, 두번째가 아브라함의 조카 롯과 두 딸이야기이다.

특히 롯과 두딸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롭다. 롯과 두딸이 소돔을 탈출한 후 성경의 내용은 이렇다.

"롯이 소알에 거하기를 두려워하여 두 딸과 함께 소알에서 나와 산에 올라 거하되 그 두 딸과 함께 굴에 거하였더니. 큰 딸이 작은 딸에게 이르되 우리 아버지는 늙으셨고 이 땅에는 세상의 도리를 좇아 우리의 배필 될 사람이 없으니. 우리가 우리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우고 동침하여 우리 아버지로 말미암아 인종을 전하자 하고. 그 밤에 그들이 아비에게 술을 마시우고 큰 딸이 들어가서 그 아비와 동침 하니라 그러나 그 아비는 그 딸의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이튿날에 큰 딸이 작은 딸에게 이르되 어제 밤에는 내가 우리 아버지와 동침하였으니 오늘 밤에도 우리가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우고 네가 들어가 동침하고 우리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인종을 전하자 하고. 이 밤에도 그들이 아비에게 술을 마시우고 작은 딸이 일어나 아비와 동침 하니라 그러나 아비는 그 딸의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롯의 두 딸이 아비로 말미암아 잉태하고, 큰 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으니 오늘날 모압 족속의 조상이요. 작은 딸도 아들을 낳아 이름을 벤암미라 하였으니 오늘날 암몬 족속의 조상이었더라" [창세기19장 30~38절]


많은 미술가들 중에는 금기된 것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롯과 그 딸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미술가들이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주제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근친상간은 금기중에 금기이기 때문이다.

이 흥미로운 소재를 어떻게 화가들이 다루었는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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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 1537 Albrecht Altdorfer

위 그림에서 알브리트 알트로드퍼는 롯을 성욕에 못이겨 큰 딸을 유혹하고 있는 노인네로 그리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 뒷편에선 소돔이 불타고 동굴밖에는 둘째딸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롯이 매우 추한 모습으로 그려졌는데 내가 보기에는 늙은이가 젊은 처녀를 유혹하는 장면을 그리기 위해 롯의 일화를 차용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이다.

진중권은 "성의 미학"에서 "그러나 아비는 그 딸의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고 성경은 전한다. 이 말을 두 번 반복한다. 하지만 정말 깨닫지 못했을까?  나이가 먹었어도 롯의 정력은 왕성했나 보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에서도 발기를 하여 두 딸을 임신시켰기 때문이다." 라고 비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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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 1616 Hendrick Goltzius

두 딸이 아버지를 유혹하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롯은 이미 많이 취한 것처럼 보인다. 그의 손이 딸의 어깨위로 자연스럽게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딸도 그를 유혹하기 위해 허벅지에 기대어 있다. 이 그림에는 두마리의 동물이 보이는데 왼쪽 아래에 개가 오른쪽에 여우가 보인다. 개는 도덕적 타락을 뜻하고 여우는 현명함과 지혜를 뜻하는데 롯의 일화가 바로 그런 의미라는 화가의 설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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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t and his Daughters 1520 Lucas van Leyden

네덜란드 풍속화를 보는 듯한 루카스의 그림은 소돔이 무너지는 것을 뒤로 두딸과 롯이 피난오는 장면(자세히 보면 롯의 아내는 소금기둥으로 변해있다)과 두딸이 유혹하는 장면이 한 그림속에 모두 보인다.(이런 기법은 매우 흔하게 사용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위 그림에서는 술잔을 들고있는 사람이 롯의 딸이다. 롯은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 오른손으론 그녀의 손을 왼손은 그녀의 어깨너머 가슴을 만지려 하고 있다. 그림을 크게해서 보면 그녀는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고, 롯은 적극적인 유혹자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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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s 1530 Lucas van Leyden

루카스는 본래 판화로 유명한 화가이다. 위 판화는 10년후 그림인데 두 그림을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점을 몇가지 찾아 볼 수있다. 갖기도 하면 다르기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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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t and His Daughters, 1963 Francis Newton Souza

인도출신  F.N. Souza는 간디가 주도한 인도해방운동(Quit India Movement)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예술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한 진보적 예술가이자, 동양출신의 아방가르드 아티스트로서 서방에까지 널리 알려진 최초의 화가이다.  그의 부모는 둘다 힌두교인이 아닌 기독교인이었는데 아마도 그런 연유로 위의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위 그림에 한 여인이 남성을 들어서 메치고 있는데 땅바닥에는 가시나무들이 널려 있다. 그의 피부는 이미 많은 상처들로 얼룩진 것을 보니 이미 여러차례 당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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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s 1634 Francesco Furini

어두운 배경에 나신에 눈부신데 매우 몽환적인 분위기를 나타낸다. 그림속의 롯의 표정을 보면 딸들의 유혹에 매우 당황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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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s 1622 Orazio Gentileschi

유명한 페미니스트 화가인 아르테미시아의 아버지인 오라치오의 그림이다. 위 그림속의 딸들은 아버지를 유혹하는 것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술에 취해 잠든 롯과 역동적으로 그려진 딸들의 모습을 보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헝크러진 아랫도리모습으로 딸의 무릎을 베고 잠든 롯이 오히려 아이처럼 보인다. 그녀들은 미래 위해서 자신들의 운명을  선택한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롯과 딸들이라는 주제의 그림에서 가장 재미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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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ughters of Lot 1940  carlo Carra

미래파의 대표적인 이탈리아 화가인 카를로 카라의 그림이다. 이제 그림에서 롯은 사라지고 딸들만 남았다. 동굴대신 콘크리트로 지어진 구조물에 기댄 그녀들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



이카루스의 그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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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게릴라 소녀대 (guerrilla girls)
그림이야기 | 2008. 3. 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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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소녀대(guerrlla girls)
는 1985년 뉴욕에서 결성된 급진적인 좌파페미니스트 모임으로 검열과 성차별 저항하는 포스터를 만들어 왔다.

게릴라 걸스는 제작한 포스터가 길거리에 나붙자마자 곧 유명해졌다. 유명해지자 게릴라 걸스는 얼굴에 고릴라 마스크를 쓰고 짧은 스커트와 그물망 스타킹, 하이힐 차림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그녀들은 고릴라 마스크를 쓰고 철저하게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름 역시 본명이 아닌 조지아 오키프, 프리다 칼로, 케테 콜비츠와 같은 이미 죽은 유명한 여성작가들의 이름을 차용한다.


그렇다면 왜 게릴라 인가? 그녀들은 게릴라 전의 공포를 이용하기를 원했다. 다음엔 누가 어디에서 당할 것인지 모르는 것이 사람들을 두렵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초창기 모임에서 한 회원이 guerrilla를 gorilla로 잘못 쓰는 바람에 그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때부터 고릴라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곧 그녀들의 트레이트 마크가 되어버렸다.


 이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포스터는 80장에 달하며 어떤 형태로든 미술계에 영향을 끼쳐왔다. 때로는 공격한 미술관으로부터 초청을 받기도 했다. 게릴라 걸스의 포스터는 유머러스 하면서도 상당히 냉소적인 문구와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눈에띄고 명쾌한 포스터들이 갖는 호소력이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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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발가벗어야 하나? 



게릴라 걸스의 중 가장 유명한 포스터.  ‘여성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발가벗어야 하나’ 그 아래 쪽에는 현대미술 부분의 5% 미만만이 여성인 반면, 85%의 누드가 여성이다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앵그르의 유명한 누드그림 오달리스크를 패러디.



게릴라 걸스는 또한 낙태권리, 중동전쟁, 노숙자, 홈리스, 강간등 미술계와는 관계없는 사회적 이슈와 문제들도 포스터를 통해 다루고 있다. 불공평하고 정당하지 못한 일이라면 언제든 게길라 걸스의 표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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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부시 - 교육대통령

"많은 미국인들이 교육과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군대에 지원하고 있다. 부시가 공교육을 위한 진짜 정책을 썼다면 누가 그의 전쟁에서 싸우겠는가? "  전사자 묘지에 대학 졸업모를 씌운 그림이 그 어떤 반전 포스터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게릴라 걸스는 1999년부터 매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앞두고 성, 인종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항의행사를 기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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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상원이 헐리우드 보다 진보적이다

`차라리 상원이 헐리우드보다 진보적이다'이며 이외에 여성 상원의원은 14%, 헐리우드의 여성감독 비율은 4%에 불과하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게릴라 걸스는 "케케묵은 구식인 상원과 현대적인 할리우드는 공통 요소가 있다. 둘 다 여성과 유색인의 숫자에서 다른 사회 부문들에 크게 뒤떨어져있다는 점이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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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적으로 올바른 오스카 상

2002년 아카데미 영화제를 앞두고 설치한 대형간판. 그 간판에는 ‘해부학적으로 올바른 오스카상- 그는 백인&남성이다. 이제까지의 수상자들처럼!’ 이라고 적혀있다. 이들이 그린 오스카상은 살찐 중년의 백인 남자가 두손으로 성기를 가리고 있다. 그외에 감독상은 한번도 여성이 수상한 적이 없다. 각본상의 94%가 남자에게 수여됐다. 연기상의 오직 3%만에 유색인종에게 수여됐다. 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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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예술가들 석방하라! 

미술관들은 여성예술가들을 어두운 창고속에 가두어 두고 있다. 미술관은 더 많은 여성예술품들을 전시하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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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성은 남성에 비해 소득이 2/3밖에 되지 않는다.
여성예술가들은 남성예술가에 비해 1/3밖에 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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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여성예술가들은 어디에 있는가? 남성의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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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여성예술가들의 미래


터키인들은 주로 커피를 마시고 난후의 잔에 새겨진 찌꺼기의 모양을 보고 미래를 점치는 것을 즐겨하는데 이를 이용한 작품이 기막히다.



출처 : www.guerrillagir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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