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키온-진실은 외경속에 있다. 위치로그  |  태그  |  방명록
icon 중3시절의 추억 "색깔있는 여자"
영화 음악 | 2008. 3. 4. 14:16

1980년 내가 중학교 3학년일때 일이다. 그때만해도 중학생이 영화를 본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영화관에는 뒷자리에 "임검석"이라는 것이 있어서 경찰이나 학생주임선생등이 수시로 몰래 영화를 보러온 학생들을 색출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중학교때 나는 덩치도 조그만하고 나이보다 옛되보여 초등학생으로 오인 받기 쉬웠다. 거기에대가 지금도 그렇지만 소심하기 그지 없었던 같다. 그런데 유난히 영화를 보는데에는 용감했다. 초등학교 졸업식때 선물로 받은 돈을 가지고(금액은  기억이 안남) 성인 영화를 보러 간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임검석 : 1922년 일제시대 영화에 대한 검열이 시작된 이래 극장에는 임검석이라는 검열석이 극장 한편에 자리잡게 되었다. 당시에는 극장에서 영화상영 뿐만 아니라, 연극, 악극단, 창극단 공연이 수시로 있었는데,조선총독부 산하 부서기관에서 상영이나 공연이 있을때마다 경찰을 파견하여 내용이나 주제를 현장에서 검열하였다. 유신때에는 극장내 풍기문란이나 소란, 미성년자 관람행위를 검열하는 경찰등이 앉아 있었다.  


80년은 전두환이 정권을 강탈한 후 광주에서 학살이 있었던 시절이다. 하지만 중학생인 우리들은 그런 세상과 동떨어져 지냈는데, 오로지 이성에 대한  관심과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만이 우리들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단체관람을 갔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단체관람은 학생들로 하여금 싼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이고, 공부를 땡땡이 칠수 있다는 점에서 환상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도 그렇고 포스터나 극장간판을 본후 너무나 재미없게 보여 친구들 몇몇이 작당을 하여 50여미터 떨어진곳에 위치한 소위 3류극장에서 본 영화가 바로 "색깔있는 여자"이다. 지금 기준으로 15세이상도 받기 어려운 영화지만 당시에는 여배우의 속살이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미성년자관람불가'이던 시절이다.  

장미희의 뒷모습만 살짝 나오는 목욕장면과 키스신, 정사신(거의 노출이 안됨)에서의 신음소리.이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뇌를 가득채운 어린 우리들에겐 너무나 충분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고등학교 선생님이 임검석에 있을 줄이야! 줄줄이 영화를 보는 중에 끌려 나왔고, 학교이름과 학년을 적어 갔다. 그리고 당연히 꿀밤 한대씩!

다음날 담임이 우리들을 부르는데 한마디가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색깔나와!

그날 무진장 맞았다. 다행히 정학을 당할 사안이었는데 불행중 다행으로 몸으로만 때울 수 있었다.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81년 6월 27일개봉


"性 그 진실이 타오른다. 그녀의 전부를 보여줍니다." 라는 강력한 유혹에 견딜 청춘이 있을까?

"외설이냐? 예술이냐 ?"라는 카피는 오래된 성인영화 광고문구인데, 이 영화는 "....? 예술이냐? 이제 당신들이 이영화를 심판할 차례다!"라고 적혀 있군요. 군사정권 초창기 엄혹한 시절이었으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arrow 트랙백 | 댓글



관리자  |   글쓰기
BLOG main image
사실은 없고 해석만 있을 뿐이다.
분류 전체보기 (439)
정치 (6)
언론 (32)
즐거운인생 (21)
인문 (130)
보건의료 (11)
인물 (16)
영화 음악 (97)
엑스리브스 (5)
가족 (5)
그림이야기 (73)
shutter chance (16)
apocrypha (1)
축구 (0)
Total :
Today :
Yesterday :
rss
위치로그 : 태그 : 방명록 : 관리자
marcion's Blog is powered by Daum / Designed by plyfl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