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필휘지를 믿지 않는다.
전주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혼불의 작가 최명희문학관에 있는 글귀가 지금도 뇌리에 자꾸 맴돕니다.
그녀는 "원고지 한칸마다 나 자신을 조금씩 덮어 놓듯이 글을 써내려갔다."라면서 자신의 고단한 글쓰기를 표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천필만필이 주는 다듬어진 힘이 좋다'라고 했습니다.
위 사진은 문학관 입구에 놓인 원고입니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님을 새기는 것' 처럼 써내려간 원고들입니다. 그리고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나가는 것' 들입니다.
글을 쓰시는 것이 얼마나 힘드셨으면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존경심이 절로 납니다.
저는 글을 쓸때 가볍게 써내가는 스타일인데... 인스턴트커피처럼 한번 읽고 버리는...
그래서 저는 천상 글쟁이가 아닌 모양입니다. 문과를 가지 않고 이과를 선택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관 입구에 독정제獨鼎齊라고 쓰여 있더군요.
무슨 뜻일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잘 모르겠다는 것 입니다.
정제라고 불리우는 화가분의 호가 있긴 있던데...
내가 정말 쓰고 싶었던 것은
딱 한가지로 말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는 것입니다
1997년 11회 단재상 수상소감에서 말씀하신 것 이라는데...
이 말씀도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끝없이 뇌리에서 머무는 군요.
제가 인생을 더 살아야 알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