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바우마이스터, 머리를 그려넣은 아르노 브레커의 ‘복수자’, 26.0×18.5cm, 1941
조작된 설득, 위협, 기만 등의 전략을 연상시키는 단어 ‘선전propaganda'은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이는 <20세기정치선전예술>(토비 클락, 예경)에 나오는 첫 구절입니다. 원래는 종교적 복음의 전파, 정치적 신념의 유포등의 중립적인 표현인 프로파간다라는 말이 술수와 기만이라는 코드로 읽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20세기를 휘감았던 이데올로기 전쟁이 직접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특히 나찌정권은 대중매체의 정치적 힘에 대해서 역사상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노골적인 정치선전선동의 그림도 있었지만 나찌정권의 그림이나 조각, 영화는 조금 더 다른 모습을 띠게 되는데 완벽한 육체, 순수한 정신, 영웅적 묘사를 보면 그것이 비록 나찌정권의 도구라는 것을 모르고 보면 '위대한' 작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나찌시대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었던 레니 리펜슈탈 의 영화 '올림피아' '의지의 승리'같은 작품은 지금의 시각으로 보아도 대단한 작품들입니다. 시대적 배경과 그녀의 정치성향을 알게 된다면 이 작품들은 잘 만들어진 선전선동물에 불과하겠죠.
위 그림은 빌리 바이마이스터의 <얼굴을 그려넣은 아르노 브레커의 "복수자">입니다. 위 작품의 탄생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1941년부터 일체의 공식 전시가 금지된 ‘퇴폐미술가’빌리 바우마이스터는 이 같은 박해 상황에서도 전위미술가 특유의 낙천성과 유머를 잃지 않은 대표적인 작가였다. 그는 ‘위대한 독일 미술’전 전시장에 여러 번 들렀는데, 히틀러의 총애를 받던 아르노 브레커 등의 작품 엽서 사진을 구한 다음 거기에 낙서 등 가필을 함으로써 이들 관변 미술에 전복적인 조롱을 보냈다.
브레커의 조각 <복수자> 사진 엽서를 사서 작품의 은밀한 부위에 만화 같은 사람 얼굴을 그려넣어 유머와 풍자와 ‘화룡점정’을 더한 <머리를 그려넣은 아르노 브레커의 ‘복수자’>는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예술의 가장 근원적인 힘이 억압에 대한 저항임을 새삼 확인해주는 유머러스한 사례이다.
미술로 보는 20세기 / 이주헌 지음 / 학고재 출판사
히틀러한테 '타락한 예술가"로 낙인 찍힘으로서 작품활동을 중단했던 빌리 바우마이스터는 독일의 대표적 추상화가입니다. 그런 그가 나찌정권에 종사했던 브레커의 조각의 그림에 살짝 낙서를 해넣음으로서 통쾌한 조롱과 복수를 한 것입니다.
독재자들은 대개가 근엄, 존엄, 애국, 희생, 영웅같은 주제들을 좋아합니다. 근엄함과 엄숙함, 조작된 영웅에 대한 그의 발칙함은 지금도 유효하지 않을까요?
조훈의 부조작업를 정면이라는 단일 시점에서 보게 되면 관람자는 이러한 부조 자체의 본질로 인해, 몸짓이 내포하는 모든 의미, 즉 형태의 모든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는 일종의 전능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전능함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관람자가 부조를 보기 위해서는 그 앞에 서야만 한다. 이는 부조의 ‘정면성’이 지닌 시선의 폭력성과도 관련된다. 로잘린드 크라우스가 말하듯, 부조에서 중요한 것은 관람자가 실제로 조각의 주위를 돌아보지 않더라도 그는 그 형태를 한 바퀴 돌면서 볼 때 얻을 수 있는 만큼의 정보를 갖는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더 많은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한번의 지각작용에 의해서 덩어리들의 전개양상과 그것들이 의미하는 바를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데 조훈의 작업에서 관객이 느끼는 전지전능함이란 곧 부조가 갖는 시선의 정면성과 동의어라고 볼 수 있다.
지난주 토요일에 주문한 최경태의 2007년 뉴욕전시회 도록인 "CHOI"가 오늘 아침 도착했군요.
위 도록은 지난해 7월 뉴욕에서 열린 최경태의 "PINK & HAIR : The First Feeling" 작품전에 출시된 작품들을 엮었다.
최경태는 2002년 8월 음화전시판매, 음란문서 제조, 교사, 판매, 반포죄 적용받아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고, 작가의 피와 영혼인 작품 31점 압류소각당한 이 시대의 이단아이다. (작품을 소각하다니 얼마나 야만적인가? 법원에 압류된 상태로 보관되어서 후대에 다시 평가 받도록 하는 아량도 없는 한국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도록의 제목답게 여고생으로 보이는 앳된 소녀의 노출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의 작품속의 소녀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들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여고생을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우리들의 영혼에 날카롭게 메스를 들이댄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면 고통이 느껴진다.
그리고 예술과 포르노를 편가르려는 우리들의 알량한 지성을 흔들어 논다. 하지만 그는 작품을 통해서 외친다.
"포르노도 예술이다."
마네의 올랭피아 를 처음 본 파리지앵들의 분노와 수치심 그리고 경외감등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단연 강추하는 책이다.
위 그림은 지난해 5월 서울 옥션에서 한국경매 역사상 최고 금액인 45억 2천만원에 낙찰된 박수근의 빨래터이다.
위 그림이 논란된 것은 "아트레이드"라는 미술잡지 창간호에 위작이라고 주장하면서부터다.
그들이 위작이라고 내세운 근거는 다음 과 같다.
1. 박수근의 다른 작품과 달리 기법이 어설프다는 것이다. 특히 왼쪽에서 두 번째 빨래하는 여자의 손을 보면 빨래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왼쪽 첫 번째 여자의 등 쪽에 칠해진 물감을 보면 붓질이 물길을 따르는 가로가 아닌 세로로 엉성하게 그려져 있다고 주장한다.
물기의 흐름도 세줄기로 그려 넣었는데 다른 박수근의 빨래터그림과 비교 해서 조잡하게 그려져 있다.
2. 박수근의 작품은 다양한 색채들(노랑, 붉은 색, 백색, 검정)이 갈색 톤에 포섭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위 작품은 각각의 색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박수근의 다른 작품에서 느낄 수 없는 일종의 예외가 나타난 점.
3. 액자의 색깔이 도록에 나와 있는 것과 다르고 바뀐 히스토리에 대한 해명이 미흡하다.
이에 대해 서울옥션측에서는 올해 1월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에 진위 감정을 의뢰했고, 20여명중에 19명의 위원들이 진품이라고 판정하면서 서울옥션측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들이 진품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마티에르(질감)가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은 전형적인 박수근의 화풍 즉 바탕-질료-마무리등 세 단계로 정착되기 이전 모색기의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작품 가장자리에서 바탕만들기 흔적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엉성한 작품분위기는 초기 모색기였기 때문이고 전체적인 색상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미국에서 좋은 환경에서 보관 되었기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오랜 논란사안을 불과 몇시간만에 진품판정을 내렸고, 물감과 화판에 대한 과학분석을 외면해서 논란의 여지를 남기게 되었다.
어제 하나TV에서 SBS 스페셜을 보는데 위 논란을 다루고 있었다.
그 프로에서 새로 밝혀 낸것은 박수근의 아들 박성남의 행태이다.
그는 20인의 감정위원에 참석했었는데 SBS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빨래터가 가짜이면 서울시청앞에서 활복자살하겠다"라면서 강력하게 진품을 주장했다.
나는 그 인터뷰를 듣는 순간 문득 "저 그림은 가짜일 수 있겠다"라는 강한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사기꾼들에게는 황우석의 거짓말 논란에서 보다시피 자신의 거짓을 감추기 위해서 심하게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 강하게 나오면 상대방이 반론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생각에서 일 것이다.
그리고 박수근이 죽은 후 박성남은 화가가 되기 위해서 아버지의 작품을 모작하면서 스스로 공부를 하는데 그의 모작품을 본 평론가들은 "박수근의 기법을 잘 모방하고 어떤 점에서는 더 뛰어나다"라고 까지 이야기한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그가 직접 그린 모작품을 보여주는 피디에게 아버지작품이다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모습이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이중섭과 박수근의 작품 대부분이 위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두 거인의 위작논란의 한복판엔 항상 그들의 후손들이 자리잡고 있다.
나는 이명ㆍ난청을 앓고 있다. 귀가 울리며 잘 들리지 않는 병이다. 구조적인 결함이 없기에 발병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바로 Patina Mole의 존재이다. Patina Mole은 동부식(銅腐蝕)현상의 결과물인 녹청(綠靑)과 두더지, 또는 이중간첩의 합성어로서 내 귀에 살고 있는 가공의 존재이다. ■ 최상진
소위 혁명을 수출한다는 명목으로 스페인을 침공한 나폴레옹군대에 의해서 1808년 5월 3일에 처형당하는 민중들을 기리기 위해서 제작된 고야의 그림이다.
자유주의 사상을 품고 있던 고야는 나폴레옹의 병사들이 자유 혁명을 가져다 주길 바랬다. 당시 스페인은 유럽을 휩쓸고 있는 종교개혁 와중에 카톨릭의 수호자로 나서고 있었고, 이교도를 학살하고 마녀재판이 성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다른나라 민족이 자신들의 자유를 가져다 준 적은 없었다. (이라크민중에게 민주주의를 전해준다는 명목으로 미국이 벌이는 전쟁은 이런 교훈을 잊어버린 결과이다. 이라크인에게 미군은 학살자일 뿐이다.) 프랑스는 스페인의 국부를 약탈해갔으며 이를 저항하는 민중들의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해버린다.
고야는 이런 만행에 분노했으며 '5월 2일'과 '5월 3일'의 연작을 그리게 된다. 고야는 이름모를 흰옷입은 민중을 마치 십자가에 메달린 예수처럼 그렸고, 오른편의 프랑스군인들은 기계적인 잔인함이 드러나도록 표현하였다.
테리 앳킨슨 은 화가이자 교육자, 작자, 행동주의자로 명성을 쌓아왔고, 진보적인 활동과 예술관으로 영국의 개념미술운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는 1959년에 반즐리미술대학과 1960년에서 1964년까지 슬레이드미술대학에서 공부했다.
앳킨슨의 작품활동은 1968년 이후 동참했던 '아트 앤 랭귀지' 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마이클 볼드윈, 해롤드 허렐, 데이비드 베인브리지 와 함게 아트 앤 랭귀지를 창단했다. 그들은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여 하나의 기업으로 이단체를 내세웠으며, 예술이 사회와 비평계에서 갖는 역할을 고찰해보기 위한 이론중심의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들은 "예술은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교훈을 주는 것이다' 라는 주장에서 분명한 입장을 드러낸다.
1975년 아트 앤 랭귀지를떠난 앳킨슨은 이후 사적, 정치적, 역사적 주제를 혼합한 글과 드로잉, 회화연작을 제작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아마크의 벙커 17, Bunker in Armach 17"의 원제목은 "크리스마스 화관 옆에서 군사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딸을 맞이하는 어머니 Daughter having returned from an armed mission being greeted by her mother a Christmas wreath" 로 북아일랜드 문제를 다루는 영국의 태도에 대해서 발언하고 있다.
중세 회화에서 현대 팝아트까지, 미술가들을 만나다 <미술교양>은 중세에서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386명의 세계적인 미술가들을 그들의 대표작과 함께 소개하는 미술 사전이다. 시대나 사조 등에 따른 통상적인 미술사적 분류에서 벗어나 알파벳 순으로 한 페이지에서 한 명씩, 역사상 의미 있고 유명한 미술가들의 대표작과 간략한 해설을 원색 도판과 함께 만날 수 있다. 짧지만 충실한 해설을 통해 다양한 사조와 기법,
Standing By The Rags 1989 캔버스에 유채 168.25X138.5 영국 런던, 테이트컬렉션
노년의 여인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넝마속에서 매우 피곤한 듯 눈을 감고 누워있다. 붉게 물든 얼굴과 수줍은 듯한 자세로 보아서 관람자를 의식하는 듯 보인다. 살찐 아랫배와 달리 그녀의 가슴은 탄력을 잃은지 오래다. 하지만 그 어떤 젊은 여성보다 내 눈에는 더 아름답게 보인다.
마치 루벤스의 그림속의 여인처럼 풍만하지만 결코 아름답다고는 말할 수 없는 얼굴과 거친 피부를 가지고 있는 그림속의 여인은 인생을 관조하는 듯하다. 그녀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화려한 조명과 배경도 필요없다. 어지럽게 널린 넝마속에서도 노년의 여인은 충분히 아름답다.
이 그림은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의 손자인 루시안 프로이트(Lucian Freud)의 그림이다. 그는 1922년 독일 베를린에서 출생하여 그가 11살되던 해에 영국으로 이주하여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물감이 육체의 살과 같이 작용하는' 인체를 다루는 작품을 주로 창작하였다. 그의 작품속에 인물들은 전문적인 모델들이 아닌 어머니나 딸, 친구, 친분있는 사회인사들이다. 최근에는 슈퍼모델인 케이트 모스의 누드화를 그려서 화제가 되었다.
이 ‘나체 초상’은 그가 80세에 케이트 모스 를 그린 것으로 모스가 딸 릴라 그레이스를 임신했을 당시 침대에 몸을 기대고 누워 있는 실물 크기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모스가 잡지 인터뷰에서 “프로이트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직접 고백 제안하면서 6개월 간의 초상화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위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대명사인 슈퍼모델과 늙은 여인의 누드에서 우리는 그가 말한 "아름다움은 추함이고 추함은 아름다움이다"라는 말을 이해하게 된다. 거칠고 두터운 붓터치로 그려낸 누드는 피부속 혈관을 지나 그녀의 내면을 바로보게 한다.
최수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핑을 하다가 위 작품을 보면서부터다. 합성수지로 만들어서 채색한 작품인데 얼뜻 보면 사진처럼 보이는극사실주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남녀의 몸은 실로 꿰메어져 하나가 되어 있다. 하지만 둘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하나됨으로 만족해야할 그들은 하나가 됨으로서 더 멀리 떨어져 있어 보인다. 역으로 해석해보면 둘이 하나가 되려면 서로를 등져야 하는 지도 모른다.
그가 왜 현시기 가장 유망한 신세대 조각가인지 극명하게 드러난 걸작이다.
최수앙 The Entangled Couple 레진에 유채 150×120×240cm 2007
남과 녀는 키스를 나눈다. 하지만 그들의 프렌치키스는 얽혀있다. 그리고 입술은 닿지 못하고 있다. 서로 가까이 가려하나 가지 못해서 괴로운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나의 눈에는 서로 얽혀있는 혀를 풀지 못해 괴로워 보인다. 풀려고 하면 할수록 더 꼬이는... entangled
남녀의 혀가 서로 꼬여 있는 작품은 이 것만은 아니다. 2004년 '과대망상' 연작에서도 이와 같은 모티브를 조각한 적이 있다.
최수앙 과대망상 합성수지, 렌즈, 조명장치 각 높이 10∼20cm 2004 연작
혀는 남녀가 공히 모양이 같은 유일한 성기이며, 사랑을 나누는 시작점이고, 교감하는 다리이다. 혀는 감촉이며, 소리이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무기이다. 남녀의 혀를 통한 교감은 서로를 헤치려는 식욕이며, 하나가 되려는 성욕이고, 풀기어려운 고통이다. 혀가 없으면 인간은 없다.
최수앙 The Between 레진에 유채 28×40×92cm 2007
위 작품명은 The Between이다. 우울한 표정으로 관람객과 시선이 마주치는 작품과 관객사이에는 반드시 소통이 발생한다. 위 작품은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최수앙은 2005년도에 서울대학교 조소과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쓴 논문 《심리적 괴리감에 관한 작업연구》에서 “작업은 내면적 혼란에서 파생되는 우울감, 불안감, 허무감 등의 부정적 심리를 형상의 변형 과정을 통해서 고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감추고 싶은 억압된 무의식을 드러내놓음으로써 자신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즉 그는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 싶어 한다. "내가 얼마나 마음을 열어야 너희가 이해를 할 수 있겠니?”
최수앙 The Awkward Age 레진에 유채 25×24×80cm 2007
미술평론가 반이정은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론과 최의 조각적 상징성을 결부시켜 글의 실마리를 찾으려"했으나, "프로이트는 그를 이해하는데 양념은 될지언정, 메인 디쉬(main dish)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춘기의 연작은 그가 프로이트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갑자기 발기된 성기와 근친과의 몽정에 의한 죄책감과 두려움. 이런 의식은 기억에서 지우려고 억압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다.
이 작품은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 그시기를 돌아보게 한다.
최수앙 The Awkward Age 레진에 유채 24×17×82cm 2007
어자아이의 '사춘기'이다. 붉은 팬티는 첫생리나 첫경험을 상징하는 것으로 사춘기에 누구가 닥친 불안과 공포를 나타낸 것 같다.
최수앙 The Pink Forest in West 혼합재료 19×9×12cm 2005
고민하는 남자의 위에 얹어진 핑크색 식물들은 그의 뇌가 밖으로 튀어 나온 것 처럼 보인다. 고뇌가 너무 깊으면 그 고뇌 자체가 우리를 짓누른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한다.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최수앙 The Vegetative State 혼합재료 120×40×20cm 2007
최수앙은 인터뷰에서 "사람이 산다는 것이 어쩌면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보다 식물처럼 대사만 한다는 느낌" 을 표현했다고 한다.
식물인간은 뇌의 손상때문에 생긴다. 위 작품에서는 뇌위에 나뭇잎하나없는 거친 고목이 쏟아나고 있다. 그는 고통스런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누워있을 뿐이다.
최수앙 The Noise 레진에 유채 100×100×25cm 2007
최수앙 On-line mania 유리섬유, 우레탄, 전기장치 각 56×30×12cm×21 2004_부분
최수앙 On-line mania 유리섬유, 우레탄, 전기장치 각 56×30×12cm×21 2004_부분
위의 세 작품은 다른 작품과 달리 여러 인간집단들을 그리고 있다. 소음이라는 작품에서 몇몇은 무언가 소리를 지르고 있으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고 어떤이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무심하다.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지만 서로 단절되어 있다. 그들의 말은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단지 소음일 뿐이다.
'온라인 광'이라는 작품은 마초같은 근육질의 남성들이 성기를 엉덩이에 꽂아 서로 연결하고 있다. 같은 색깔의 같은 모양의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소통구조를 나타낸 것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제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법이나 관습, 종교적 신념보다 더 큰 절대적인 상위 개념의 무언가가 형성되고, 그것에 열광하는 뭔가 고조된 사회적 분위기가 매번 조성된다는 점이에요. 그 열병과도 같은 상황 속에서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낼 때,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마녀나 천치가 되고, 그 이슈가 사그라지면 또 다른 이슈가 생겨나죠. 그 반복 속에서 적응하려는 자의 힘겨움과 부적응자의 두려움 그리고 상처 입힌 자의 죄책감과 받은 자의 아픔, 중독성 있는 도취와 절망적인 패배감등이 공존하는 사회가 연속되는 거죠. 불안정하면서 안정적이고, 능동적이면서 수동적이고,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고, 차이를 바라면서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이런 요소들이 제가 만드는 인물에 반영하고자 하는 점이에요"
» 위작 시비가 일었던 박수근 화백의 그림 <빨래터>를 감정한 오광수 감정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에서 감정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어떤 부분에 특별한 지식이 없을때 진위를 감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오컴의 면도날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즉 설명이 구차하고 논리가 논리의 꼬리물거나 불필요한 행동을 할때 가짜라고 먼저 의심할 수 있죠.
기회가 되면 관련 기사를 스크랩 해가면서 나름데로 추적을 해보고자 합니다.
아트레이드지 기사
이번에 문제가 된 작품
기존에 알려진 도판
박수근의 ‘빨래터’ 국내 미술경매 최고가 45억2000만원 대한민국 최고가 그림이 짝퉁?
지난 3월 K옥션 경매에서 박수근의 <시장의 사람들>이 당시 25억원에 낙찰되어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었다. 2개월 후인 2007년 5월 2일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박수근 화백의 미공개작 <빨래터>(1950년대)가 추정가 35억∼45억 원에 경매에 나왔다고 밝혔다.(도판1) 5월 22일 서울옥션에서 열린 제106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서 박수근 미공개작 <빨래터>는 45억2000만원에 낙찰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빨래터>가 짝퉁 의혹을 받고 있다.
박수근의 미공개작 <빨래터>를 공개적으로 검증하자!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황평우 위원장 왈, “2007년 5월 22일 서울옥션 경매날 저는 서울옥션을 찾았습니다. 당시 서울옥션 관계자 3인과 만나 박수근 미공개작 <빨래터>와 조선시대 <일월오봉도>가 위작일 가능성이 높으니 공개적으로 검증하자고 말했지요. 당시 서울옥션 이학준 상무는 저의 말을 녹음까지 했었습니다.” 당시 서울옥션은 제106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 나올 모든 작품들을 실은 도록 이외에 박수근 미공개작 <빨래터>와 <일월오봉도>만 인쇄한 일종의 특별판 도록도 만들었다. 서울옥션 측은 미공개작 <빨래터> 이외에 1995년 열화당에서 출판한 <박수근>에 실린 <빨래터>(도판2), 1999년 삼성미술관에서 발행한 <박수근> 도록에 실린 유화 <빨래터>(도판3)와 드로잉 <빨래터>(도판4)도 인쇄해 놓아 비교 가능케 했다. 서울옥션 홈페이지에는 미공개작 <빨래터>에 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해 놓았다. “빨래터에 아낙들이 옹기종기 모여 빨래를 하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으로 사선 구도로 설정된 냇가로 인해 동적인 인상을 주면서 동시에 화면을 안정시키고 있다. 화사한 색상 역시 이 작품의 특성이다. 박수근 대부분의 작품이 연한 갈색 톤으로 일관되며 색채 사용에서 극도의 자제를 보여주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파스텔 톤의 다양한 색상이 드러난다. 그래서 겨우내 얼었던 냇물이 풀린 듯 화사한 봄기운이 물씬 배어나며, 다른 작품에선 느낄 수 없었던 즐거운 생동감을 선사한다. 가사 노동에 지친 여인네들의 인고가 두드러지지만, 그 인고가 처량해 보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박수근의 미공개작 <빨래터>는 ‘예외’ 그림이다? 근데 박수근의 드로잉 <빨래터>에는 ‘1934.2.27’이라는 제작년도가 쓰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옥션 일반 도록과 특별판 도록 모두는 박수근의 드로잉 <빨래터> 제작년도를 한결같이 ‘1954년’으로 표기해 놓았다. 아마 실수로 제작년도를 오기한 것 같다. 물론 유화 그림이 드로잉을 모델삼아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934년에 그린 드로잉이 20여년이 지난 1950년대 후반에 유화로 그려졌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특히 그 드로잉과 유화그림을 1954년대 후반에 그려진 <빨래터>와 비교한다면 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그림의 구도가 20여년이 지났는데도 크게 다르지 않고, ‘1954년’에 그려진 <빨래터>의 강변 묘사는 ‘1950년대 후반’에 그려졌다는 <빨래터>의 강변 묘사보다 더 세련되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1954년작 박수근의 <빨래터>는 연한 갈색 톤으로 그려져 있다. 물론 노랑과 붉은 저고리도 등장하지만 그 노랑과 붉은 색은 백색 저고리와 검정 치마와 마찬가지로 갈색 톤을 거스르지 않는다. 이를테면 다양한 색채들(노랑, 붉은 색, 백색, 검정)이 갈색 톤에 포섭되어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미공개작 <빨래터>는 각각의 색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공개작 <빨래터>는 박수근의 다른 작품에서 느낄 수 없는 일종의 ‘예외(例外)의 작품’인 셈이다. 근데 그 예외의 작품을 박수근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박수근이 자기 몸에 익숙치 못한 그림을 그렸다? 황 위원장 왈, “저 같이 비전문가가 보더라도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미공개작 <빨래터>는 박수근의 <빨래터>를 어설프게 흉내낸 것임을 알 수 있지요. 특히 왼쪽에서 두 번째 빨래하는 여자의 손을 보세요. 빨래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공중에 떠 있잖아요. 그리고 왼쪽 첫 번째 여자의 등 쪽에 칠해진 물감을 보면 붓질이 물길을 따르는 가로가 아닌 세로로 엉성하게 그려져 있지요.” 서울옥션이 미공개작으로 지난 2007년 5월 경매에서 최고가로 판매했던 <빨래터>는 1954년 그려진 박수근의 <빨래터>가 아닌 1950년대 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 <빨래터>와 ‘닮았다.’ 하지만 황 위원장이 지적했듯이 미공개작 <빨래터>는 1954년 그려진 박수근의 <빨래터>와는 달리 어설프다. 1954년작 <빨래터>에 그려진 여인들은 박수근 특유의 견고한 형태를 볼 수 있는 반면, 미공개작 <빨래터>에 그려진 여인들은 그 견고한 형태를 볼 수 없다. 그리고 미공개작 <빨래터>에 표현된 물줄기를 보면 1954년작 박수근의 <빨래터>에 그려진 깊이감을 볼 수 없다. 단지 3개의 선이 어설프게 그려져 있을 뿐이다. 근데 ‘어설프다’는 것은 몸에 ‘익숙치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평생 그림만 그린 박수근이 자기 몸에 익숙치 못한 그림을 그린 것이란 말인가?
그림보다 액자가 좋다, <빨래터>의 비하인드 스토리 서울옥션 제106회 일반 도록에는 미공개작 <빨래터>에 관한 출처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 “‘빨래터’는 생전 박수근으로부터 이 작품을 직접 받은 후, 약 50년 동안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소장자로부터 나왔다. 당시 소장자는 박수근에게 물감과 캔버스 등을 지원했으며, 박수근은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작품을 선물했다고 소장자는 전했다. 소장자는 박수근이 이 작품을 전달하면서 고마움의 표시로 프레임에 그가 가장 좋아하시는 백합꽃 색을 칠했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옥션 제106회 특별판 도록에는 미공개작 <빨래터>에 관한 출처와 스토리(Provenance & Story)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 ‘빨래터’는 생전 박수근으로부터 이 작품을 직접 받은 후 약 50년 동안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소장자로부터 나왔다. 당시 소장자는 박수근에게 물감과 캔버스 등을 지원했으며, 박수근은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작품을 선물했다고 소장자는 전했다. 소장자는 박수근이 이 작품을 전달하면서 고마움의 표시로 프레임에 흰색을 칠했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 두 도록에 실린 출처에 관한 진술 사이에 차이가 하나 있다. 일반 도록에서 박수근이 프레임에 “가장 좋아하시는 백합꽃 색을 칠했다”고 한 반면, 특별판 도록에는 박수근이 “프레임에 흰색을 칠했다”도 밝혔다. 왜 서울옥션 측은 일반 도록에 ‘백합꽃 색’으로 밝힌 반면, 특별판 도록에서 ‘흰색’으로 밝힌 것일까?
‘흰색’이 ‘백합꽃 색’으로 변신한 비하인드 스토리 “박수근에게 물감과 캔버스 등을 지원”했다는 소장자는 누구일까? 서울옥션은 경매에 내놓은 미공개작 <빨래터>의 80대 미국 소장자의 신원뿐만 아니라 45억2000만원에 낙찰 받은 (전화)응찰자의 신원 역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중앙일간지들은 미공개작 <빨래터>를 “미국에 사는 80대 소장인이 박 화백 생전에 직접 선물로 받아 50여 년간 간직해 온 것”으로 보도했다. 그렇다면 80대의 미국인 소장자는 서울옥션 측에 영어로 말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옥션 측이 그 소장자의 진술을 번역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근데 왜 서울옥션 측은 일반 도록에 ‘백합꽃 색’으로 번역한 반면, 특별판 도록에서 ‘흰색’으로 번역한 것일까? 흥미롭게도 특별판 도록에는 박수근 장남인 <박성남이 말하는 아버지 박수근과 하얀 프레임>이라는 글이 실려 있다. “아버지께서 소장자에게 이 작품을 건네시면서 고마움의 표시로 직접 프레임에 흰색을 칠했다고 들었는데, 이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아버지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꽃이 백합입니다. 흰색의 그 꽃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 그리고 소박하고 깨끗한 마음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이러한 흰색을 프레임에 직접 칠하시면서 소장자에 대한 아버지의 진실된 마음을 다시 한번 새겼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박성남 씨의 진술을 따른다면, 서울옥션 측은 미국 소장자로부터 박수근이 프레임에 ‘흰색’을 칠했다는 말을 서울옥션 측으로부터 전해 들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 ‘흰색 프레임’에 대해 박성남 씨가 말한 ‘백합’을 서울옥션 측이 일반 도록에 ‘백합꽃 색’으로 받아쓰기한 셈이 된다. 물론 박수근이 프레임에 칠한 색이 백합꽃 색이냐 흰색이냐가 진위의 핵심은 아닐 것이다. K 감정위원 왈, “미공개작 <빨래터>의 진위 여부는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수근 화백이 미공개작 <빨래터>를 소장자에게 전달하면서 고마움의 표시로 프레임에 흰색을 칠했다는 말을 했다고 했는데, 그 미공개작 <빨래터>를 적외선형광분석기에 10여분만 넣어보면 그 프레임에 칠해진 재료가 50년 전의 색인지 알 수 있습니다.”
‘국민화가’ 박수근의 그림은 우리 ‘문화재’이다! 1995년 시공사에 발행된 <박수근> 도록에 박수근의 미공개작 <빨래터>와 거의 같은 공개작 <빨래터>가 실려 있다.(도판5) 언듯 보면 그들이 마치 같은 그림처럼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하지만 세심히 본다면 그들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두 그림의 화면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보시라. 미공개작 <빨래터>는 시공사 <빨래터>에서 부분 절단 것처럼 보인다. 이를테면 시공사 <빨래터>의 왼쪽 여인 손앞에 공간이 더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시공사 <빨래터>의 물줄기 ‘선’들을 보라. 박수근은 물줄기 선들을 어둔 바탕색 위에 두터운 마티에르로 표현하여 마치 그려진 선처럼 드러나게 한다. 하지만 미공개작 <빨래터>의 선은 그냥 그어진 선일뿐이다. 문득 이런 궁금증이 발생했다. 왜 서울옥션 측은 다양한 <빨래터> 사례들 중에서 시공사의 <빨래터>를 제외시킨 것일까? 시공사의 <빨래터>는 서울옥션 측이 비교대상으로 제공했던 여타의 <빨래터>보다 거의 같게 그려진 그림인데도 불구하고 서울옥션 측은 왜 비교대상으로 제공하지 않은 것일까? 아마 그 질문에 대해 두 가지 답변이 가능할 것 같다. 1. 시공사 <빨래터>를 몰랐다. 만약 그렇다면 서울옥션의 전문성이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말하자면 서울옥션의 무능을 반증한다고 말이다. 2. 알고 있었지만 비교사례로 제공하지 않았다. 비교사례로 그와 유사한 <빨래터> 그림들과 드로잉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공개작 <빨래터>와 가장 비슷한 시공사 <빨래터>를 비교사례로 제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박수근은 이중섭과 함께 ‘국민화가’이다. 따라서 그들의 작품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문화재’가 되는 셈이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미공개작 <빨래터>의 진위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한 만큼 서울옥션을 통해 <빨래터>를 45억2000만에 낙찰 받은 소장자는 감정협회를 통해 진위감정을 받기 바란다. 글 류병학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