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3년 만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네덜란드 사진작가 헬렌 반 미네 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네덜란드 북쪽 마을 알크마에서 이웃 소년 소녀들의 사진을 찍으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뭉크의 ‘사춘기’가 아주 극적이라면 반 미네가 표현한 ‘사춘기’는 꽤나 쿨하다. 너무 많은 표현, 아름다움, 추함이 버려진 빛과 고독의 세계. 이곳엔 심리학적이거나 사회학적 기록은 없다. 사춘기의 가장 사적인 순간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분위기는 더 몽환적이며 내면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고독, 절망, 권태로움… 반 미네의 놀라운 재능이라면 이런 특성을 의도적으로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대상 안에 내재된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헬렌 반 미네의 사진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비단 피사체뿐이 아니다. 푸른빛이 도는 차가운 자연광 또한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회화적인 느낌을 주는 이런 빛의 사용에선 네덜란드 대가들의 유산을 엿볼 수 있다. 고전적인 초상화처럼 대상을 틀에 맞춰놓고 한 방향으로 빛을 받는 구도는 빛으로 내면을 표현했던 렘브란트, 반 아이크 를 연상시킨다. <필름2.0에서>
그녀의 작품속의 소년소녀들은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 때론 중성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아직 어린티를 벗어나지 못했거나, 성숙해보이기도 한다.
하기야 사춘기라는 것이 아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경계인의 시기가 아니던가? 세상 모든 고독을 다 짊어지기도 하고, 바로 문앞에 찾아온 첫사랑을 기다리는 흥분과 기성세대로부터 도망쳐 나오려는 열정의 시기인 사춘기를 잘 그려낸 작품들인 것 같다.
사진출처 :
http://hellenvanmee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