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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 2008. 4. 2. 15:10

[세계의 인권보고서]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건강권의 접근

건강하고 평등한 사회의 핵심 요소

번역·요약 / 류은숙

유엔 건강권 특별보고관 폴 헌트(Paul Hunt)가 2008년 1월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소개한다. [유엔 문서번호 A/HRC/7/11]


건강권의 핵심은 건강의 결정요인들을 잘 다루며, 전국과 지역의 우선순위에 대응하며, 모든 사람에게 접근 가능한 효과적이고 통합적인 보건의료체계에 있다. 강력한 보건의료체계는 건강하고 평등한 사회의 핵심 요소이다. 효과적인 보건의료체계는 민주적인 정치 체제나 공정한 사법 체계처럼 핵심적인 사회 제도이다.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사법 체계 강화를 도운 것처럼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릴 권리는 보건의료체계의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역사적 선언들

단일한 정책 틀 안에서 건강에 대한 생각을 통합하려 한 최초의 시도들 중의 하나는 ‘일차의료에 관한 알마아타(Alma-Ata) 선언’이다. 이 선언은 최고 수준의 건강이 기본적 인권임을 확인하고 효과적인 보건의료체계의 핵심 구성요소들을 강조했다. 선언은 특히 ‘의약품, 공중보건, 인권’의 상호연관성을 다뤘다.

선언이 발표된 1978년부터는 다양한 문제들이 중요성을 인정받게 됐다. 여기에는 성, 환경, 장애, 정신건강, 전통적 보건 체계, 사적 부문의 역할, 책임성이 포함된다. 1986년에는 '건강증진을 위한 오타와(Ottawa) 헌장'이 만들어진다. 여기서는 치료 지향적인 보건의료체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부문에 걸친 예방과 증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선언이 던진 메시지는 80년대와 90년대 내내 희미해졌다. 여러 가지 이유로 생의학 분야에 돈과 인적 자원이 몰려 보건의료체계가 무너질 지경이 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구조조정프로그램의 여파로 보건의료 예산이 감축되고 이용자 부담이 도입됐다. 그 결과 가난한 사람들은 치료받는 걸 단념하게 되고 이용자 부담은 소득의 제한을 초래했다. 위기가 깊어지면서 효율성이 표어가 되어버렸고, 보건의료부문 개혁이란 미명 아래 소수의 부자들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효과적이고 통합적이며 접근 가능한 보건의료체계의 핵심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보건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건강권의 접근

1. 인간 중심
보건의료체계는 수많은 기술적 문제를 야기해 전문가들이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들이 주도하고 하향식으로 내려박는 인간미 없는 것이 될 위험성이 있다. 또한 몸과 마음이 연결되고 존엄성을 가진 전인격적 존재로 사람을 다루기보다는 질병에만 주로 초점을 둔다. 따라서 보건의료체계는 더욱 총체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 개인, 지역사회, 전 주민의 복지를 보건의료체계의 중심에 두는 건강권은 보건의료체계가 기술주의에 빠지거나 그것이 복무해야 할 가치를 잃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중시
건강권은 과정과 결과 둘 다에 유념한다. 보건체계가 무엇을 하느냐(예를 들어 필수의약품과 안전한 마실 물을 제공하느냐)만이 아니라 어떻게 그 일을 하느냐(예를 들어 투명하게, 참여적 태도로, 차별 없이)에도 관심을 가진다.

3. 투명성
건강 정보에 대한 접근이 중요하다. 개인과 사회는 건강 정보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증진하고, 효과적으로 참여하며, 서비스의 질에 대해 항의하며, 진전을 점검하며, 부패를 드러내고,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투명성은 보건의료관련 부문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즉 국가, 국제조직, 공공부문과 사적 부문의 제휴, 기업, 시민사회 조직이 포함된다.

4. 참여
모든 개인과 사회는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권리가 있다. 보건의료체계에 참여하는 것은 전반적인 전략, 정책결정, 이행과 설명책임(accountability)을 인식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국가는 취약한 집단을 포함하여 모든 관련자들이 능동적이고 정보에 입각한 참여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 책임이 있다.

5. 형평, 평등, 비차별
국가는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보건의료체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할 법적 의무를 갖는다. 가난한 사람, 소수자, 원주민, 여성, 아동, 빈민촌과 농촌 거주자들, 장애인 등이 차별 없이 보건의료체계를 이용할 수 있으려면 더욱 폭넓은 복지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형평에 대한 보편적인 정의는 없지만 타당한 한 정의는 “필요에 따른, 의료에 대한 평등한 접근”이다.

6. 문화적 차이에 대한 존중
보건으료체계는 문화적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 노동자는 민족성과 문화 문제에 민감해야 한다. 보건의료체계는 또한 전통적인 예방법과 치료, 전통약을 고려해야 한다. 원주민들이 전통약과 공중보건을 연구하도록 장려하고, 어떤 전통적인 의료관행에 대해서는 훈련을 장려할 수도 있다.

7. 건강의 결정요인들과 보건의료
건강은 의료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안전한 물, 적절한 위생, 안전한 음식, 영양, 주거, 건강한 환경, 건강 관련 교육과 정보, 성교육과 출산에 관련된 교육,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이 그것이다. 성(gender), 빈곤, 사회적 배제 등은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들이다. 건강권은 의료만이 아니라 이들 요소를 포괄해야 한다.

8. 점진적 실현과 자원의 제약
건강권의 실현이 하룻밤 사이 이뤄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점진적 실현이라 하지만, 이것이 우연히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건강권의 점진적 실현을 위해서 국가는 포괄적인 보건의료체계 발전을 위한 계획을 가져야 하며, 적절한 지표와 기준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보건의료체계의 향상과 건강권의 실현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취약한 집단에게로 뻗어나가는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또한 점진적 실현이 의미하는 바는 적어도 현 상태가 유지돼야 하며 역행하는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는 조속한 실현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조치를 택할 의무가 있다.

9. 즉각적 효력의 의무: 핵심 의무
점진적 실현과 자원의 제약성 속에서도 즉각 효과를 보여야 할 건강권의 핵심 의무 영역이 있다. 포괄적인 보건의료체계 발전 계획의 마련, 가난한 사람의 건강권을 증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수립할 의무, 비차별적인 건강 관련 서비스·시설 접근권의 보장, 농촌과 도시간의 공정한 균형을 포함하여 건강관련 서비스·시설의 형평성 있는 배분 보장, 건강권 실현의무를 책임지기 위한 효과적이고 투명하며 접근성 있고 독립적인 장치 만들기가 포함된다.
또한 건강 관련 서비스·시설의 ‘최소집합’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최소집합은 나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령 어떤 나라에서는 기아 퇴치가 어떤 나라에서는 비만 관리가 ‘최소집합’에 포함될 수 있다. 필수의약품, 주요 전염병에 대한 면역, 출생 전후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10. 질
보건의료 서비스와 설비는 양질이어야 한다. 가령 선진국에서 사용기한이 만료되거나 안전성 때문에 거부당한 약이 가난한 나라들에서 재활용돼서는 안 된다. 국가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질을 점검하는 규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양질의 요건에는 환자를 정중하게 존중하며 대할 것이 포함된다.

11. 효과적인 의뢰 체계
보건의료체계는 1차, 2차, 3차 의료기관과 서비스를 적절히 배합하여 예방과 돌봄의 지속성을 제공해야 한다. 추가 서비스가 요구되는 환자를 한 시설에서 다른 곳으로 의뢰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과정이 요구된다. 또한 대안적인 보건의료체계와 제도적 보건의료체계 간의 의뢰도 가능해야 한다.

12. 수직적이냐 통합적이냐
한 개 또는 그 이상의 질병이나 건강 조건에만 초점을 맞추는 수직적(또는 선택적) 개입과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법의 장점에 대해 오랜 논쟁이 있다. 선택적 개입은 자원을 빨아들임으로써 보건의료체계의 장기적 목적을 향한 과정을 위태롭게 할 수 있으며 중복과 파편화의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긴급 상황 등 특정한 환경에서는 선택적 개입이 적절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개입은 통합적인 보건의료체계를 손상하지 않고 가능한 한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세심하게 구상돼야 한다.

13. 조정
보건의료체계는 공공부문과 사적 부문, 국내적 및 국제적 차원에서의 조정뿐 아니라 건강, 환경, 물, 위생, 교육, 음식, 주거, 재정, 운송 등 다양한 부문과 부처 간의 효과적인 조정을 필요로 한다. 정책결정과 서비스의 실제 전달 간의 조정도 필요하다. 각료 간의 조정 장치만으론 불충분하며 또다른 조정 장치가 필수적이다.

14. 건강은 지구적 공공재: 국제협력의 중요성
공공재란 전체 사회를 이롭게 하는 재화이다. 점점 더 상호 의존하는 세계에서 지구적 공공재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야기된다. 건강 측면에서 지구적 공공재는 전염병의 통제, 건강 연구의 유포, 담배 통제 등을 포함한다. 모든 국가는 초국적인 건강 문제에 협력할 의무와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의무를 가진다. 고소득 국가는 저소득 국가의 건강에 국제적 지원을 하고 협력할 부가적 의무가 있다.

15. 균형
절대적인 인권은 거의 없다. 경쟁하는 인권 간에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인권이 그에 대해 산뜻한 답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권은 공정하고 투명하며 참여적인 과정을 통해 결정할 것, 강력한 이익 집단의 요구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복리라는 뚜렷한 척도를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복잡하고 민감하며 중요한 보건정책의 문제들을 결정하는 데는 설명책임을 지는 효과적이고 접근가능하며 독립적인 장치가 아주 중요하다.

16. 모니터링과 설명책임
권리는 의무를, 의무는 설명책임을 요구한다. 설명책임에는 행위, 수행, 결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포함된다. 설명책임은 건강권의 주체들에게 의무를 진 사람들이 어떻게 그 의무를 수행했는지를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실수가 있을 때는 보상을 요구한다. 하지만 설명책임이 비난이나 처벌의 문제는 아니다. 설명책임은 어떤 일이 되풀이될 수 있으며, 어떤 일이 수정될 수 있는지를 규명하는 과정이며 합리적인 균형이 공정히 이뤄지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보건의료체계에는 다양한 유형의 설명책임 장치가 있다. 보건부 장관,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역 보건 위원회, 공청회, 환자 위원회, 영향 평가, 사법 절차 등이다. 어떤 국가들에선 민간 부문이 보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규제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설명책임은 공공부문과 사적부문 모두에 적용돼야 한다.

17. 법적 의무
건강권은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의무를 야기한다. 국가는 앞서 말한 조치들이 보건의료체계에 포함되도록 보장할 법적 의무가 있다. 건강권은 국내법으로 인정돼야 한다. 또한 건강 관련 서비스와 설비를 통해 사회가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명확히 하는 상세한 규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물의 질과 양, 혈액의 안전, 필수의약품 등에 관한 규정이 제공되어 그 공급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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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평등해야 건강하다
보건의료 | 2008. 3. 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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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월례포럼이 있어서 사무실에 갔더니 "평등해야 건강하다"라는 책이 놓여 있더군요.
영국의 사회학자 리처드 윌킨슨이 선진국의 다양한 자료를 이용하여 사회적 불평등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책입니다.

얼뜻 보니 다른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분한 자료와 사례, 그래프를 이용하여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써있네요. 이번 주말에 읽을 책이 너무 많군요.

그리고 번역자인 김홍수영씨는 번역인세 전액을 보건의료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답니다. 그의 번역이 단순히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한국사회의 운동으로 연결되길 바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알라딘에 소개된 책 내용의 일부 :


기대수명의 격차는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결국 근대 시장민주주의의 병폐인 심각한 사회적 불의social injustice를 보여 준다. 우리는 사람들이 재판도 없이 구속당하고 고문당하며 실종되는 인권침해의 사례들에 대해서는 쉽게 분개한다. 하지만 건강불평등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다.

만약 어떤 무자비한 정권이 건강불평등 때문에 줄어든 빈공층의 수명만큼 가난한 사람들을 강제로 감금한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어쩌면 빈곤층의 높은 사망률은 감금보다 더 심한 사형집행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불평등을, 매년 정부가 아무런 명분 없이 상당수의 국민을 사형시키는 것과 같은 수준의 인권침해로 취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1장 풍요로운 사회' 중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자신이 섬세하고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더욱 세련되고 심미적인 감수성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자신을 본래부터 고상한 사람으로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류층의 '고급'취향이 사회적으로 구성될 때,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하류층의 심미적 취향은 고급 취향의 반대 개념을 제공해 주기 위해 '싸구려' 취향으로 전락해야 했다.

가난하지만 유식하고 유쾌하며 관대하게 보이고 싶다면, 자신을 무식하고 투박하고 눈치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부유하고 학벌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좋다. 부자들 앞에서 주눅이 들지 않으려면 행동이나 옷차림에서 드러나는 차이를 줄여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계급이 아니라 불평등이다. 달리 말하면, 근대적 계급 체계가 가지고 있던 문제의 핵심은 불평등과 그것의 문화적 표식이다. 소득 격차가 클수록 지위 격차가 커지고, 분업이 확대되며, 편견과 차별, '우리'와 '그들'의 구분, 우월감과 열등감이 심화된다.

불평등이 계급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왜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사회적 관계가 열악해지는지, 그리고 소득 불평등을 줄이려면 왜 계급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근대적 계급분화를 만들어 낸 불평등을 살펴봐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숙고하게 만든다. ('6장 협력이냐, 갈등이냐 : 평등이 이 문제를 결정한다' 중에서)




평등해야 건강하다 상세보기
리처드 윌킨슨 지음 | 후마니타스 펴냄
불평등이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주장을 담은『평등해야 건강하다』. 이 책은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환경이 스트레스성 질병과 사회적 갈등, 우울증과 같은 병을 불러오고 있음을 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계층이 폭력에 노출되어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평등해야 건강하다》는 건강에 대한 사회학적 해석과 불평등의 미시적.거시적 효과에 주목해, 사회적 환경이 나빠지면서 개인의 건강도 나빠지는 복잡한 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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