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아침 출근을 서두르던 미국인들은 <뉴욕 타임스>의 1면 머릿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신문에는 이라크전 종결 머릿기사 외에도, 부시가 국가 반역죄로 기소됐다거나, 지구 온난화와 의료보험, 경제위기 등 그동안 미국을 곤경에 빠뜨렸던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다는 기사도 실려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사내용을 보다시피 이것은 Fake 였다. 이 가짜 신문은 이날 1천명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모두 120만부가 배포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14쪽으로 발행된 가짜 신문에는 기업로비가 폐지됐고, 가솔린 연료에 의존하는 자동차들이 모두 리콜됐다는 등 믿기 어려운 기사들로 가득하다. 광고란에도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분쟁으로 손이 잘린 아프라카인들에게 의수 지급을 약속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이아몬드 제조업체 등 착한 기업들로 넘쳐났다.
뉴욕 타임스를 완벽하게 패러디한 이 신문은, 필명으로 신분을 숨긴 진짜 뉴욕 타임스 기자 3명을 포함해, 언론인과 대학교수, 영화 제작자 등 30여명이 제작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 차기 행정부가 그들이 했던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었다”고 가짜 신문의 발행 취지를 밝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