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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롯과 딸들
그림이야기 | 2008. 3. 5. 10:03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중에는 흥미로운 것이 많은데, 그 첫째가 자신의 재물이 불타는 것이 아까워 뒤돌아 보다가 소금기둥으로 변한 이야기는 어느나라 문화권에나 있는 비슷한 이야기라는 점이고, 두번째가 아브라함의 조카 롯과 두 딸이야기이다.

특히 롯과 두딸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롭다. 롯과 두딸이 소돔을 탈출한 후 성경의 내용은 이렇다.

"롯이 소알에 거하기를 두려워하여 두 딸과 함께 소알에서 나와 산에 올라 거하되 그 두 딸과 함께 굴에 거하였더니. 큰 딸이 작은 딸에게 이르되 우리 아버지는 늙으셨고 이 땅에는 세상의 도리를 좇아 우리의 배필 될 사람이 없으니. 우리가 우리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우고 동침하여 우리 아버지로 말미암아 인종을 전하자 하고. 그 밤에 그들이 아비에게 술을 마시우고 큰 딸이 들어가서 그 아비와 동침 하니라 그러나 그 아비는 그 딸의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이튿날에 큰 딸이 작은 딸에게 이르되 어제 밤에는 내가 우리 아버지와 동침하였으니 오늘 밤에도 우리가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우고 네가 들어가 동침하고 우리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인종을 전하자 하고. 이 밤에도 그들이 아비에게 술을 마시우고 작은 딸이 일어나 아비와 동침 하니라 그러나 아비는 그 딸의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롯의 두 딸이 아비로 말미암아 잉태하고, 큰 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으니 오늘날 모압 족속의 조상이요. 작은 딸도 아들을 낳아 이름을 벤암미라 하였으니 오늘날 암몬 족속의 조상이었더라" [창세기19장 30~38절]


많은 미술가들 중에는 금기된 것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롯과 그 딸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미술가들이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주제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근친상간은 금기중에 금기이기 때문이다.

이 흥미로운 소재를 어떻게 화가들이 다루었는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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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 1537 Albrecht Altdorfer

위 그림에서 알브리트 알트로드퍼는 롯을 성욕에 못이겨 큰 딸을 유혹하고 있는 노인네로 그리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 뒷편에선 소돔이 불타고 동굴밖에는 둘째딸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롯이 매우 추한 모습으로 그려졌는데 내가 보기에는 늙은이가 젊은 처녀를 유혹하는 장면을 그리기 위해 롯의 일화를 차용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이다.

진중권은 "성의 미학"에서 "그러나 아비는 그 딸의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고 성경은 전한다. 이 말을 두 번 반복한다. 하지만 정말 깨닫지 못했을까?  나이가 먹었어도 롯의 정력은 왕성했나 보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에서도 발기를 하여 두 딸을 임신시켰기 때문이다." 라고 비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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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 1616 Hendrick Goltzius

두 딸이 아버지를 유혹하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롯은 이미 많이 취한 것처럼 보인다. 그의 손이 딸의 어깨위로 자연스럽게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딸도 그를 유혹하기 위해 허벅지에 기대어 있다. 이 그림에는 두마리의 동물이 보이는데 왼쪽 아래에 개가 오른쪽에 여우가 보인다. 개는 도덕적 타락을 뜻하고 여우는 현명함과 지혜를 뜻하는데 롯의 일화가 바로 그런 의미라는 화가의 설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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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t and his Daughters 1520 Lucas van Leyden

네덜란드 풍속화를 보는 듯한 루카스의 그림은 소돔이 무너지는 것을 뒤로 두딸과 롯이 피난오는 장면(자세히 보면 롯의 아내는 소금기둥으로 변해있다)과 두딸이 유혹하는 장면이 한 그림속에 모두 보인다.(이런 기법은 매우 흔하게 사용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위 그림에서는 술잔을 들고있는 사람이 롯의 딸이다. 롯은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 오른손으론 그녀의 손을 왼손은 그녀의 어깨너머 가슴을 만지려 하고 있다. 그림을 크게해서 보면 그녀는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고, 롯은 적극적인 유혹자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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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s 1530 Lucas van Leyden

루카스는 본래 판화로 유명한 화가이다. 위 판화는 10년후 그림인데 두 그림을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점을 몇가지 찾아 볼 수있다. 갖기도 하면 다르기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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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t and His Daughters, 1963 Francis Newton Souza

인도출신  F.N. Souza는 간디가 주도한 인도해방운동(Quit India Movement)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예술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한 진보적 예술가이자, 동양출신의 아방가르드 아티스트로서 서방에까지 널리 알려진 최초의 화가이다.  그의 부모는 둘다 힌두교인이 아닌 기독교인이었는데 아마도 그런 연유로 위의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위 그림에 한 여인이 남성을 들어서 메치고 있는데 땅바닥에는 가시나무들이 널려 있다. 그의 피부는 이미 많은 상처들로 얼룩진 것을 보니 이미 여러차례 당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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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s 1634 Francesco Furini

어두운 배경에 나신에 눈부신데 매우 몽환적인 분위기를 나타낸다. 그림속의 롯의 표정을 보면 딸들의 유혹에 매우 당황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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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and his Daughters 1622 Orazio Gentileschi

유명한 페미니스트 화가인 아르테미시아의 아버지인 오라치오의 그림이다. 위 그림속의 딸들은 아버지를 유혹하는 것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술에 취해 잠든 롯과 역동적으로 그려진 딸들의 모습을 보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헝크러진 아랫도리모습으로 딸의 무릎을 베고 잠든 롯이 오히려 아이처럼 보인다. 그녀들은 미래 위해서 자신들의 운명을  선택한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롯과 딸들이라는 주제의 그림에서 가장 재미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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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ughters of Lot 1940  carlo Carra

미래파의 대표적인 이탈리아 화가인 카를로 카라의 그림이다. 이제 그림에서 롯은 사라지고 딸들만 남았다. 동굴대신 콘크리트로 지어진 구조물에 기댄 그녀들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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