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인 고뇌는 진짜 고뇌의 표현이자 진짜 고뇌에 대한 '항의'이기도 하다. 종교는 억압받는 창조물의 한숨, 무정한 세상의 정이다. 종교가 생기없는 상황에서 생기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종교는 이민의 아편이다.
사람들에게 환상속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종교를 폐지하는 것은 진정한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현실에 대한 환상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곧 환상이 필요한 현실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비판은 아직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지만 고뇌의 계곡에 대한 비판이며, 그 후광이 바로 종교이다. 비판은 사슬속에서 진짜가 아닌 상상속의 꽃들을 솎아냈다. 인간이 환상도 위안도 얻지못하고 사슬에 묶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슬을 떨쳐버리고 진짜 꽃을 딸 수 있게 하려고.
-칼 마르크스, <헤겔의 법철학 비판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