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허겁지겁 왓치맨을 봤습니다. 남북축구 월드컵예선전이 열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제가 마지막 상영일이었거든요. 오늘부터 서울에서는 상영하는 극장이 사라졌습니다.
이 영화가 상영되기 이전부터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왓치맨하면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원작의 아우라가 워낙 강렬해서 모든 이들이 만들고 싶었지만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는데, 마침내 영화화 되었다는 소식은 원작팬들에게는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영화를 본 소감은 완전 엉망은 아니지만 아쉽다입니다.
감독이 너무나 원작을 의식했던 것 같습니다. 가능한한 원작을 훼손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역력하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왓치맨의 원작 플롯 자체가 복잡하고 등장인물이 많기때문에 2시간동안 모든 부분을 설명하기에는 힘들죠. 당연히 과감한 각색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또 다른 그래픽노블인 300이나 씬시티등의 작품의 경우 플롯이 복잡하지 않고, 선악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영화화 할때 원작을 읽은 팬이나 읽지 않는 사람들이나 모두 몰입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왓치맨처럼 복잡한 플롯의 작품의 경우 관객의 몰입을 위해서 가지치기가 필수적입니다.
왓치맨 역시 원작의 두가지 플롯중에서 난파선이야기를 없애고 마스크맨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어나갔지만 실상은 더 많은 가지치기를 했으면 더 좋을 뻔했습니다.
아니면 과감하게 시대적 배경을 부시시대로 옮겨서 원작을 재해석 했었으면...
아무튼 영화를 못볼뻔 하다가 다행히 보았고, 원작을 다시 읽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다는 측면에서 개인적으론 만족합니다.
어두었던 과거는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좋은 기억으로 변하고 아직 오지않은 미래는 점점 어두어진다.
요즘 왓치맨이라고 하는 그래픽노블을 읽고 있다.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독창적인 작품이다. 만화와 소설이 혼용되어 있고, 프레임과 프레임을 넘나드는 대화창과 시간과 시간을 넘나드는 플래시백등 영화적인 언어들이 만화속에 녹아 있다.
만화 속에 또다른 만화들이 녹아져 있고, 다큐멘터리와 각종 자료들이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면서 독자로 하여금 깊이 이 작품에 빠져 들게 한다.
무엇보다도 슈퍼히어로가 되기위해 가면을 쓴 자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다만 냉전주의의 상처들과 복면을 쓴 KKK 단원들을 연상케하는 내용들은 미국인이 아닌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수 있다.
슈퍼히어로는 미국인 아니 백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까?
출판사 서평
명불허전…. 그래픽 노블계의 전설 <왓치맨 WATCHMEN>이 마침내 한국에 상륙 한다. 코믹이라는 장르의 태생적 편견을 깨부수는 현란한 언어유희와 심오한 철학, 그리고 어
려운 텍스트에 반비례하는 극한의 재미. 드디어 국내 독자들도 <왓치맨 WATCHMEN>의 압도적 카리스마를 온 몸으로 느낄 황홀한 순간이 온 것 같다.
나치, 공산주의자와 싸우며 존재가치를 증명하던 히어로들. 그러나 아슬아슬한 냉전의 균형이 이루어지자 히어로의 그늘에 가려 있던 경찰들의 기득권 주장이 격렬해지고, 그 결과 법을 준수하지 않는 악당 타도를 철저히 금지하는 ‘킨 법령’이 제정되면서 히어로들은 자진해서 은퇴하거나 국가의 통제하에 활동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미디언’이란 히어로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예전의 히어로 동료들은 코미디언의 죽음 뒤에 감춰진 음모를 파헤치는데 힘을 모으기로 결의한다. 하지만 조사를 거듭할수록 드러나는 무서운 진실…. 그 진실과 마주한 순간, 자신들이 이룩한 업적은 오로지 세상의 멸망을 막으려다 실패한 것뿐이라는 절망적 현실 앞에 히어로들은 할 말을 잃는다.
2006년 국내에 소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씬시티>의 작가 프랭크 밀러와 더불어 1980년대 미국 그래픽 노블의 흐름을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인도한 작가 앨런 무어. 범접할 수 없는 지성과 카리스마 넘치는 필체로 독자를 굴복시키는 그는 그래픽 노블 역사상 가장 반짝이는 위대한 별이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인 이 책 은 1988년 팬 투표에 의해 수여되는 세계 최고 권위의 SF상인 휴고상을 수상했고, 타임지 선정 ‘1923년 이후 발간된 100대 소설 베스트’에 포함된 유일한 그래픽 노블이자, 그래픽 노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코믹스계의 ‘시민케인’이라 불리며 최고의 걸작으로 칭송받는 작품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그래픽 노블을 단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면 으로 시작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혹시 을 읽어본 적이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또 다시 읽을 때이다.
왓치맨은 내년초 개봉을 목표로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는데 폭스가 워너에 대해서 저작권을 둘러싼 소송을 하고 있는 관계로 상당기간 미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왓치맨을 읽은 독자들에게 영화가 만족감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화라는 장르의 속성상 이 만화가 주는 깊은 감동과 때깔나는 맛을 살리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